영화 중 한 장면 ⓒCJ E&M 투니버스 지난번 "추억의 마니"를 혼자 보고는 혼자 영화관에서 애니메이션 보는 재미에 맛 들린 저는 옥상달빛의 노래에 "하나와 앨리스: 살인 사건" 영상을 입힌 뮤직비디오를 보고 저 애니메이션이 보고 싶어졌습니다. 덕분에 정장 차림으로 혼자 명동까지 가서 혼자 보고 느끼고 왔네요. 지브리와 디즈니, 혹은 일본 TV 애니메이션에 익숙해져 있는 저로서는 "하나와 앨리스: 살인 사건"은 애니메이션 기법이 꽤 낯설었습니다. 하나는 독특하게 낮은 각도에서 인물을 보여주는 장면이 꽤 자주 나온다는 점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인물들의 움직임들이 부드럽지 않고 거칠었던 점입니다. 디즈니 같은 완벽주의 회사에서는 인물의 움직임을 실제 사람의 움직임을 캡처해서 높은 초당 프레임으로 부드럽고 ..
Photo by Rob Albright 요즘 정신이 없어서 포스팅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블로그에 쓰고 싶은 글들은 산더미 같은데 뭔가 정신이 없네요. 시간이 없다기보다는 손이 잘 안간다고 할까요? 그래도 억지로 글을 쓰게 되면 만족스러운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아서 지금은 다시 손이 움직일 때까지 기다려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쉬는 김에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 목록이나 적어볼까 합니다. 이 작가들의 책은 읽어보지 못한 책을 발견하면, 눈 감고 일단 사고 싶습니다. 이미 포스팅한 책도 몇 권 있습니다. 나머지는 때가 되면 하나씩 소개나 감상을 올리려고 합니다. 이 리스트는 아마도 시간이 흐르면 계속 업데이트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5.06.03. (인물 사진은 모두 위키백과에서 가져왔..
Photo by Charles Marley 내 딸이 7살쯤이던 어느 날, 나에게 직장에서 무엇을 하는지 물은 적이 있다. 나는 아이에게 아버지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그림 그리는 법을 가르친다고 말해주었다. 그랬더니 딸애는 의심쩍은 눈길로 뚫어지게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림 그리는 법도 잊어버리나요?" - 하워드 이케모토 Howard Ikemoto (미국의 예술가이자 은퇴 교수) from 데이비드 베일즈와 테드 올랜드,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Art and Fear"에서 발견
Photo by Brett Davis 나의 과제는 내가 인간이라는 것을 심사위원들이 확신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다행히 나는 인간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것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분명치 않다. - 브라이언 크리스찬, "가장 인간적인 인간" 가장 인간적인 인간 - 브라이언 크리스찬 지음, 최호영 옮김/책읽는수요일 이 책은 몇 년 전에 김지은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MBC 라디오 북클럽"에서 소개한 걸 듣고 샀습니다. 너무 재미있어서 사서 읽기 시작한 그 날 절반 이상을 읽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인 브라이언 크리스찬은 브라운 대학교에서 컴퓨터과학과 철학을 복수 전공했고, 워싱턴 대학교에서 예술석사 학위를 받은 사람으로 과학과 철학에 대한 논픽션 작가입니다. 저자에 대한 소개를 뒤늦게 읽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Photo by Andreas Levers [ 숨의숲(류음, 윤기타) 미니 앨범 "내 마음을...묻다" 중 "마중 나갈게" ] 마중 나갈게 너가 온다면 기다릴게 나 너가 온다면 벌써부터 난 행복해지고 있어마중 나갈게 너가 온다면 마음은 항상 거기 있었어 이미 나 행복이었어 처음 본 순간부터 그랬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들어 마중 나갈게 너가 온다면 기다릴게 나 너가 온다면 벌써부터 난 행복해지고 있어 마중 나갈게 너가 온다면 - 숨의숲, "마중 나갈게" 얼마전 최민지님의 노래를 듣고 싶어서 간 카페 언플러그 공연에서, 공연의 전반부에 윤기타라는 분의 노래를 처음 들었습니다. 굉장히 보이쉬한 스타일의 분이셨는데 노래들의 가사와 느낌이 너무 좋아서 넋놓고 빠져들었네요. 덕분에 미니 앨범까지 그 자리에서 사버..
[ 오월의 노래 (Happy Birthday) - 최민지 EP "춘몽" 수록곡 ] 지난 번에 올렸던 노래 "쉬어가세요"(최민지 밴드)를 라이브로 듣고 완전 좋아서 지금까지도 매일 흥얼거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에 드디어 최민지씨의 밴드 앨범이 나와서 곧장 향뮤직에 가서 샀습니다. 아쉽게도 "쉬어가세요"는 들어있지 않네요. 대신 앨범 속에 들어있는 네 곡을 들으면서 목소리 듣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강물에 비친 예쁜 섬광처럼흐드러지게 핀 보랏빛 나무처럼은은한 오월의 바람에실어 보내는 노래 밝게 돋는 햇님같이 따스한 그대의 미소에게사랑에 축복을 더해실어 보내는 노래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봄세 계절 지나 돌아오면그대 옆에서 더 가까이불러 주고픈 노래 - 최민지, "오월의 노래" 가사 중에서 위의 "..
Photo by Mark Zilberman [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래:요조, 기타:루빈) ] 부끄럽지만 저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목만 많이 들었지 직접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목소리의 요조씨가 불러준 노래 덕분에 끝까지 들어보았네요. 오늘 같은 날 불러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너무 좋은 곡이네요. 가사의 원작자인 백기완씨가 저작권을 불행사하기로 한 입장(경향 신문 기사)도 인상적이네요.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 민중 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 함께 읽을 다른..
Photo by Alexandre Duret-Lutz "결국 사건의 희생자를 늘렸던 것은 심각한 인력부족과 이에 따른 과중한 업무 부담, 그리고 이 부담 속에서 이루어진 '편법'이었다." - 서울신문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예비군 총기난사, 軍에 ‘돌을 던져라’! 저도 다음달에 예비군 훈련 가야하는데 참 슬프면서 무서우면서 화가 나는 사건이 터졌네요. 위의 기사가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을 가장 잘 정리했다고 봅니다. ...총구 방향이 조금만 틀어지거나 사수가 총을 들고 일어서려 하면 거친 욕설과 함께 경우에 따라서는 주먹이나 군홧발이 날아올 만큼 사격장의 군기는 엄정하다. 하지만 예비군 사격장은 상황이 좀 다르다. 이번 참사가 발생한 사격장에 올라간 인원은 중대장급 간부 3명과 병사 6명이 전부..
Photo by Vassilena Valchanova '재능'이란,누군가의 짐짝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나에 대한 배려 없이 무작정 흐르는 시간을견디는 법을 배운 다음에 생겨나는 것 같다.그래, 버티다 보면 재능도 생기고뭐라도 되겠지. - 김중혁, "뭐라도 되겠지" 책을 좋아하다보니, 최근 한참 즐겨 듣고 있는 팟캐스트 "빨간 책방"에서 영화평론가 이동진씨와 소설가 김중혁씨의 대화를 너무 재밌게 듣고 있습니다. 라디오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왠만해서는 감미로운 여자 DJ를 선호하는 제가, 칙칙한 남자 두 명이 진행하는 이 방송을 듣는다는 것이 참 신기했죠. 책이라는 소재 뿐만이 아니라 책을 가지고 그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가 정말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두 사람이 쓴 책이 궁금해져서 찾다가 제목이..
Photo by Vivian Maier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본 다큐멘터리 영화였습니다. 다큐라고 하지만, 영화는 상당히 드라마틱하게 진행되다보니 84분의 러닝타임 동안 흥미를 잃지 않고 볼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가 많아서 중간에 잠깐 늘어지는 느낌은 받긴 했습니다. 영화는 한 청년(John Maloof)이 우연히 사진이 한 가득하게 담긴 상자를 경매에서 사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사진들을 훌륭한 사진가의 작품이라고 인정하는데, 과연 그 사진을 찍은 "비비안 마이어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의문에서 시작해서 그 의문으로 끝나는 영화였습니다. 영화가 비비안을 추적한 존 말루프의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예술 작품"과 "예술가의 삶"에 대한 생각이 많이 ..
[ 헌치 브라운 Hunch Brown 정면 ] 2호선 신촌역에서 연세대학교 정문쪽으로 오다가 조금 골목 안쪽으로 들어와야 찾을 수 있는 카페입니다. 독수리 빌딩과 창천 교회 사이 골목으로 들어와서 오른쪽으로 꺽으면 정면에 보입니다. 정확한 위치는 아래에 지도를 참고하세요. 번화가인 신촌이지만 큰 길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곳이라 시끄럽지 않게 대화를 나눌 수 있고 혼자서 가기에도 부담이 없는 카페입니다. 제가 신촌에서 가장 좋아하는 카페인데, 그 이유는 너무도 맛있는 초콜릿 입니다. 초콜릿을 녹여서 만드는 음료로 "그랑크루, 마라카이보, 과나, 아리바"가 카페의 대표 메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진한 과나를 좋아합니다만 너무 진한 것이 부담스러운 분들은 마라카이보와 그랑크루를 추천합니다. 초콜릿 ..
영화 의 한 장면 ⓒ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주) 경고 : 이 글에는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의 스토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안나를 중심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겨울왕국을 처음 보았을 때는 엘사에게 감정이입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다시 보면 다시 볼수록 점점 안나에게로 관심을 옮겨지더군요. 제가 특히 집중했던건 안나의 두 가지 특징이었습니다. 우선 첫 번째 특징은 "두려움 없음 (Fearless)" 입니다. 지난 3편에서 이야기했듯이 엘사는 영화 내내 두려움이라는 감정과 싸웠습니다. (겨울왕국 : 꿈 상징으로 바라보기 (3)) 하지만 안나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전혀 없습니다. 겨울왕국 시작부터 끝까지 어떤 상황에서도 두려워하지 않죠. (딱 한 번의 예외가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