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Stéfan 노래를 잘하고 싶었습니다. 가수처럼 잘하진 못하더라도 제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어색하지 않게 부르고 싶었습니다. 성대를 지나치게 무리시키지 않게 노래 부르고 싶었습니다. 늘 책 욕심만 가득한 저답게 도움이 될 만한 보컬 책들을 찾아다녔죠. 비슷비슷한 내용의 책들 속에서 그래도 괜찮다 싶은 책이 몇 권 있었습니다. 좋은 책들이었습니다. (샀던 책들은 이 글 맨 아래에 있습니다.) 하지만 발성과 노래는 책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더군요. 당연하지 이런 바보 소리 내는 법을 글로 배울 수 있을리가 없었지요. 결국 레슨을 받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공자도 아니고, 겨우 음치 벗어난 수준에, 노래로 먹고 살 것도 아닌데 레슨이라니 오버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맞습니다. 오버죠..
Photo by Jaro Larnos 고등학교 3학년 때 바둑에 재미를 처음 느꼈습니다. 수업시간에 몰래 모눈종이를 가지고 친구와 연필로 두고 놀았었죠. 재수할 때는 온라인 바둑 타이젬에서 18급으로 시작해서 1급이 될 때까지 밤마다 두었죠. 따로 누군가에게 배운 적은 없이, 그때도 책을 사모으면서 혼자 배웠던 것 같습니다. 바둑이 참 무서운 게 바둑을 두기 시작하면 한 판으로 끝난 적이 별로 없습니다 한 잔만 하고 끝나는 술자리가 드문 것처럼. 내가 이기면 기분 좋아서 또 두고, 지면 분해서 상대에게 다시 두자고 하다 보면, 4~5시간이 훅 지나갑니다. 바둑이 신선놀음이라는 옛이야기는 정말 틀린 말이 아니더군요. 히카루의 바둑 완전판 1 - 호타 유미 지음/서울문화사(만화) 만화 "히카루의 바둑 (고스..
Photo by bluefieldphotos bp 저는 영어 실력을 항상 늘리고 싶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스스로 만족할 만큼 영어를 익히지 못했죠. 실력면에서도 부족하고, 영어를 익히는 방식도 제대로 몸에 익히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제가 원하는 영어 실력이란, 원활한 의사소통이 문자, 혹은 음성으로 가능한 정도입니다. 이 정도 수준까지는 혼자서도 올바른 방법으로 공부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정확한 "내적 동기"를 찾아내서 학습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초등학교 6학년때 ABC를 처음 배우기 시작한 이후, 혼자 영어를 배우기 위한 수많은 시도들을 했었습니다. 그 중 유일하게 성공한 것은 "영어로 된 원서 읽기"였습니다. 당시 제 관심사는 "포커 이론"이었..
Photo by nicolas Valentin 티스토리를 시작하면서 블로그를 진지하게 운영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블로그를 어떻게 운영하고 글을 어떻게 써야 좋은 블로그인지 알고 싶었죠. 국내외의 유명 블로거들의 책과 인터넷에 있는 좋은 글을 찾아 읽고 다녔습니다. 특히 블로거팁닷컴에 있는 많은 정보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중에 글쓰기 노하우에 대한 글에서 도정일이라는 분을 언급하기에 (블로거팁닷컴:"세상을 품는 따뜻한 글쓰기 인문학자 도정일"), 그분이 쓰신 신문 칼럼을 몇 개 읽어보았습니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가 참 마음에 들더군요. "부자는 자기가 빈털터리 가난뱅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상상하지 않고 상상하지 못한다. 권력자는 자신이 약자의 처지로 굴러떨어질 수 있..
Photo by Ulrich Kersting 정말 나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걸어갈만큼 급한가? 매일 매일 서울에서 이동하면서 지하철을 항상 탑니다. 지하철에서 에스컬레이터 앞에만 서면 늘 고민합니다. "왼쪽에 설까, 오른쪽에 설까?"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문화가 한 줄 서기에서 두 줄 서기로 바뀌는 중인데 사실 잘 안 바뀌고 있죠. 그러다 문득 우리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모습과 현재 한국 사회가 비슷한 면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줄 서기를 하는 이유는 명쾌합니다. "급한 사람들이 좀 더 빨리 갈 수 있도록 한 쪽을 비워둔다." 남을 배려하는 아름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왼쪽편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이 "정말 급한 사람들일까?" 글쎄요, 저는 최소한 절반 이상은 급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Photo by waynewhuang 저는 혼자서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림도 그려보고 싶고, 노래도 편곡해서 아카펠라로 불러보고 싶고, 영어도 잘하고 싶고, 글도 잘 쓰고 싶고, 보드게임도 만들고 싶고... 욕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애니메이션으로 짧은 뮤직비디오를 만들어보면서 그 과정을 영어로 기록한다면, 그림-노래-영어를 한 방에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아 나는 천재..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시도해보다가 시간이 없어지면서 어느새 프로젝트를 잠시 묻어버렸습니다. 블로그 필명인 "Lazini 레이지니"도 그때 만들었던 캐릭터 이름입니다. 침대에서 절대 벗어나지 않는 캐릭터를 일종의 나만의 브랜드처럼 삼으려고 아주 심플한 그림으로 위의 영상처럼 테스트까지 했습니다. 거기까지..
영화 의 배경 ⓒ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주) 경고 : 이 글에는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의 스토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겨울왕국의 배경이 되는 공간들도 굉장히 상징적입니다. 주요 무대는 셋 입니다. 산과 바다, 그리고 그 사이에 물 위에 떠있는 듯한 성. Photo by José Luis Mieza 산과 바다는 꿈 속에서도 신화에서도 매우 자주 등장하는 공간입니다. 일반적으로 바다는 "무의식"의 공간, 산은 "의식"의 공간입니다. 프로이트는 정신을 지형학적으로 구분하면 의식과 무의식, 그리고 중간에 전의식이 있다고 주장했었죠. 겨울왕국의 무대는 그런 정신의 구조를 그대로 배경으로 옮겨놓은 것 같습니다. 바다가 거대한 무의식을 상징한다는 것은 꿈을 그대로 시각화했던 영화, "..
영화 의 한 장면 ⓒ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주) 경고 : 이 글에는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의 스토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겨울왕국을 작년에 영화관에서 5번 봤었습니다. 2D, 3D, 자막, 더빙판까지. 그 후 개인적으로 최고의 애니메이션만이 아니라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꼽게 되었습니다. 특히 그 당시 저는 "꿈 분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는데 이 애니메이션 속에 등장하는 요소나 스토리들이 매우 상징적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보았던 상징들의 의미를 떠오르는 데로 정리해보고자 이 글을 시작합니다. 글이 체계적이지 않고 이것 저것 찔러보는 식이 될 것 같지만 그래도 쓰겠습니다. 사실 제가 쓴다는데 누가 막을 수도 없고... 짧으면 3편, 길어지면 4~5편까지 ..
"당신을 좋아합니다. (あなたのことがすきです)" 오랜만에 혼자 영화관에서 본 애니메이션. 지난번 "바람 불다"를 극장에서 못 본 것이 한이 되어서 지브리의 다음 작품이 언제 나오나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실 누구든 같이 보러 가고 싶었는데 실패. 하지만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혼자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관 속에서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던 점에다가, 엔딩 자막 올라가는 내내 엔딩곡을 음미하며 눈물과 콧물이 자꾸 흘러서 부끄러웠거든요. 제 자리 왼쪽엔 커플로 온 남자가, 오른쪽엔 혼자 온 남자가 앉아있어서 우는 소리를 들려주고 싶지가 않더군요. 덕분에 소리 내지 않고 흐르는 것들을 열심히 닦기만 하느라 휴지를 많이 써버렸네요. 왜 울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단순히 슬퍼서 울었던 ..
Photo by Pedro Ribeiro Simões 제 블로그의 분류 "꿈 상징으로 이야기 읽기"에서는 융 심리학적인 "꿈 분석" 방법으로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등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상징들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시도해본 글들을 조금씩 올려볼 생각입니다. 제가 융 심리학이나 꿈 분석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은 아니지만, 관련 책들과 자료들을 뒤져보면서 스스로 꿈을 분석해보면서 삶에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같이 시도해보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동안 모아온 책들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우선 시작하기 전에 꿈 해몽과 꿈 분석을 구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꿈 해몽은 "운명"이나 "미래"를 알고 싶어하는 목적으로 꿈을 이용하는 경우입니다. 이와는 달리 꿈 분석은 "지금 자신의 상..
Photo by A&M-Commerce 진로 변경 저는 작년(2014년) 물리학 박사 과정을 마치고, 올해(2015년) 상담대학원에 석사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삶의 방향을 크게 꺽은 셈이죠. 제가 이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주변 사람들을 살펴보니 "자기 삶의 진로"에 대해 다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제가 진로를 바꾸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경험한 무엇인가를 알고 싶어했습니다. "너의 진로 변경의 과정이 알고 싶다." 이 글은 "심리상담가"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 혹은 "심리상담가"란 어떤 직업인지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쓴 글입니다. 제가 진로를 바꾼 과정을 돌아보면, 크게 두 시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진로의 방향을 찾던 시기 2. 찾은 방향을 검토하고..
프랑스 단편 영화 "억압된 다수 (Oppressed Majority)" (11분) 한글 자막본 / 영어 자막본 2010년에 프랑스에서 만든 10분짜리 단편 영화, "억압된 다수 Oppressed Majority". 현재 세상에서 남녀가 뒤바뀐 상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최근 여성의 날에 페이스북 안에서 많은 분들이 공유하고 있어서 우연히 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단 10분일 뿐이었지만, 여자들이 이 세상을 살면서 느끼는 기분이 어떨지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 영화는 남자들에게는 여자로 살아가는 것이 어떠한지 조금이라도 알려주고, 여자들에게는 약간이라도 마음의 해소나 공감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남자들이 좀 많이 봤으면 좋겠습니다.) 아래는 2018년에 추..
Marcy's Song from Hang gab Lee on Vimeo.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고 차갑지만 춥지 않은 바람이 나보다 한 살 위인 그는 자신을 어부라고 했지 그의 일주일은 여덟 날 이었지 여섯 날은 배 위에서 두 날은 섬 위에서 이름을 몰라도 좋아 네가 나를 안다면 내 집을 찾아와도 좋아 네가 나를 안다면 - 시와, "마시의 노래" 시와의 앨범 "시와, 커피"에 들어있는 노래. 평소 걸으면서 흥얼거리기를 즐겨하던 노래인데, 영상작가 이행갑 (Vimeo / Facebook) 님이 이 노래를 배경으로 영상을 만드셨는데, 어쩌면 이렇게도 노래와 잘 어우러질 수 있는지 깜짝 놀랐네요. 앞부분만 조금 맛보자는 마음으로 재생했는데, 영상이 노래를 더욱더 몰입하게 만들어주는 바람에 끊지 못하고 끝까지 ..
여기 앉아서 좀 전에 있었던 자리를 본다 아 묘한 기분 저기에 있었던 내가 보인다 저 하늘 저 나무 저 그늘 저 계단 여기서도 저기서도 똑같아 보일까 저 하늘 저 나무 저 그늘 저 계단 거기에 있었을 땐 볼 수 없었지 흐르는 물 소리 떨어지는 꽃잎 발 소리 내는 것도 조심스럽게 흐르는 물 속에 세상이 비치네 내 얼굴도 비춰볼까 - 시와, "랄랄라" 2013년 봄에 알게된 노래. TV예능, 인간의 조건을 보던 중에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오는 노래가 왠지 모르게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서 찾아봤었습니다. 당시에 좀 힘든 일이 있었어서 마음을 좀 가라앉히고 머릿 속을 가라앉히고 싶었는데, 이 노래만 이어폰으로 반복해서 들으면서 하루 종일 서울 시내를 발 닿는데로 걸어다녔습니다. 따라부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크게..
Lazini (레이지니) 이름 : 한진희 (남자;) 태어난 해 : 1985년 사는 곳 : 대한민국 서울 용인으로 이사옴 특이점 : 물리학을 공부하다, 심리상담에 뛰어든 사람 관심사 : 책, 심리, 상담, 수학교육, 꿈, 철학, 교육, 보드게임, 라디오, 아카펠라 등등연락 : elfsong@네이버.com (당장 메일 보내려면 아래 입력창 이용) 블로그 소개 제가 책 쇼핑 중독(?)이 있는데, 사두고 보지도 않은 책들이지만 책을 사모으는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책을 막 사지 않습니다. 그건 옷 쇼핑 중독들도 마찬가지.. 비록 제대로 읽진 못했지만 책을 쓴 저자나 책의 서문, 목차 등을 훑어보고 마음에 끌리는지 보고 삽니다. 그래서 좋은 책을 발견하면 참 기쁘고 이걸 누군가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