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내게 묻지 않았네 요즘 어떻게 지냐느냐고 나의 꿈이 뭐인지 묻지 않고서 나의 꿈이 뭐인지 묻지 않고서 어깨를 두드리며 앞으로만 가라고 멈춰있는 시계는 나의 것이 아닌데 - 시와, "아무도 내게 묻지 않았네" 이 노래 역시 "이야기해주세요" 앨범에 들어있는 노래. 노래 자체도 참으로 천천히 천천히 흘러가고. 제가 상담을 공부하기로 결정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들이 떠오릅니다. 정해진 코스를 따라서 앞으로만 가라고 말로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말하진 않지만 태도로 표현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들의 시계와 나의 시계가 다른데, 그들의 시계를 보여주며 강요하거나 재촉하는 느낌이었죠. 지금도 그런 사람들을 수도 없이 마주치고 있는데, 이 노래를 들으면 제 말을 감정을 담아서 적절하게 대신 이야기해주는 ..
인간중심상담 교재로 로저스 책을 사러갔다가 책꽂이에 없어서 점원이 찾으러 간 사이 멀뚱멀뚱 주변의 책들 훑어보다가 발견해서 산 책입니다. 솔직히 말해보면... 네, 그렇습니다. 제목에 혹해서 읽었습니다. ^^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기술 - 안토니 보린체스 지음, 김유경 옮김/레디셋고 그런데 내용이 상상 이상으로 훌륭했습니다. 이 책은 제가 사랑에 대한 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 떠오르게 하는 책입니다. "사랑의 기술"이 사랑에 왜 기술이 필요한 것이고, 어떤 기술이 필요한 것인지 알려주었다면, 이 책은 남녀간의 사랑에 집중하면서 실제적으로 어떻게 해야 "사랑의 기술"을 갈고 닦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책이었습니다. 특히 "남자"들에게.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기..
"(책을) 많이 읽는 친구들은 일주일에 스물한 권 정도 읽는데 저는 그 정도까진 못 읽고요. 일주일에 열 권 정도 읽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 용인의 한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 EBS 다큐프라임"슬로우 리딩" 1부 중 한 장면Youtube 영상 참고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라는 충고는 언제나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이런 충고를 하는 사람들이 별로 인식하지 않는, "잘 읽어야 한다"는 전제가 생략된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조언이나 충고를 할 때는 늘 자기 자신이 의식하지 못한 체득된 능력을 조심해야 합니다. 이를 김창준 님의 "왜 배워도 못하는가? : 뛰어난 선생에 대한 미신" 글을 읽고 나서 더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 포스트에서 언급한 예로는, 전문 의료계에서조차..
...하지만 사실 나는, 교육계에 몸담았던 삼십 년 간을 되돌아보면서, 왜 가르치는 것이 나에게 항상 끔찍한 공포였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이 책을 썼다. 나는 내면에서부터 외면까지 우리의 직업을 형성하거나 붕괴시키는 지적인, 정서적인, 영적인 역동성들을 명확하게 규명하기를 희망하면서 교사라는 삶의 내면적인 풍경을 탐구했다. 나는 자신에 대한 이해를 심화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고 싶었고 그래서 나만큼 가르치는 것에 관심을 가진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원했다. - 파커 J. 파머, "가르칠 수 있는 용기" 10주년 기념판 서문 가르칠 수 있는 용기 - 파커 J. 파머 지음, 이종인 옮김/한문화 점심 약속이 10분 정도 남아서 기다릴 겸 참새가 방앗간에 들어가...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들어갔습니다. 방금 들어..
길가의 풀처럼 작고 작게 나름의 쓸모대로 그 정도로만 햇살 한 줌, 바람 한 켠 느끼며 작은 목소리로 노래 부르며 살고 싶었지노래 부르며 살고 싶었지 인생은 어떤이가 만든 길을 따라 가는건지 무엇을 위해 뜻하지 않은 길에 밀려와 너무 많이 울고 있어 누군가 커다란 배를 가져와 이 길의 나를 꺼낸 넓은 바다로 푸른 물결 하염 없는 바다의 작은 물고기로 작고 작게, 작고 작게 작고 작게, 작고 작게 - 정민아, "작고 작게" "이야기 해주세요" 앨범에서 제가 너무 좋아했던 노래. (정민아 4집 "사람의 순간"에도 들어있음) 듣다보면 왠지 E. F.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가 떠오르는 제목과 가사이기도 합니다. 위의 가사 세 번째 문단(?)이 너무 와닿았던 기억입니다. 우리가 어떤 이가 만든 길을 따라..
이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하니, 다시금 "좋은 글쓰기"는 어떠해야 하는가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예전에 감명 깊게 봤던 유시민 작가의 "글을 잘 쓰는 방법" 영상을 다시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위의 유튜브에서 유시민 작가의 강의 내용을 전체를 글로 옮겨놓은 블로그 포스트가 있습니다. 영상보다 글을 원하시는 분은 "유시민이 말하는 글 잘 쓰는 법" (블러거팁닷컴)에 들어가시면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이 영상을 처음 봤을 때부터, 여기서 언급된 책 이오덕 선생님의 "우리 글 바로 쓰기"를 사고 싶었는데 (토지는 소설이고, 너무 길어서...), 알라딘 중고 서점에서는 찾을 수 없어서 대신 이오덕 선생님의 다른 책들만 샀었습니다. ("거꾸로 사는 재미", 내가 무슨 선생 노릇을 했..
누가 너를 저 높은 곳에 올라가도록 만들었을까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곳 누가 나를 이 높은 곳에 올라가도록 만들었을까 아무도 보아주지 않고 아무도들어주지 않는 곳 같은 얘기를 목이 쉬게 같은 길을 발이 부르트게 걸어도 벽이 높아서 나도 오를 수밖에 없어 차갑게 퍼붓는 비보다 마음속에 내리는 비가 나를 떨게 해 이제 앞엔 떨어지는 길만 남은걸까 바래왔던 건 아주 작은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고반짝이는 별을 바라보며 따스한 집에 돌아가는 것 바래왔던 건 아주 작은 땀방울의 소중함을 알고아름다운 미소를 알며 따스한 네게 돌아가는 것 누가 너를 저 높은 곳에 올라가도록 만들었을까 누가 너를 저 높은 곳에 올라가도록 만들었을까 - 오지은, "누가 너를 저 높은 곳에 올라가도록 만들었을까" 들으면서..
엄마가 직장에 나가는 것과 아이의 정신 건강 사이에는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1970년대 이후 발표된 이론과 연구 결과를 보아도 엄마의 직장 유무에 따른 아이의 사회화 과정, 지능 발달 및 기타 성장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아이들 사이에 편차가 생기는 이유는 엄마와 떨어졌을 때 그 빈자리를 어떻게 채웠는지, 즉 양육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바깥활동을 하면서 부모와 자식 사이에 어떤 관계를 형성했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엄마가 기분이 좋아야 아이도 기분이 좋다'는 말은 곧 엄마가 기분이 나쁘면 아이도 같이 나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는 아이에게 전능한 힘을 보이고 싶어 하는 엄마들의 심리 중 하나이며, 나아가 자녀 양육의 의무에서 해방되고..
아주 낯선 곳을 여행해 본 적이 있는가? 그리고 그 낯섦이 사라질 때까지 끈덕지게 그 여행지에 머물러 본 적이 있는가? 여행지가 더 이상 나에게 낯설지 않게 될 때, 우리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우리가 떠나왔던 바로 그곳이 오히려 낯설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여행은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 강신주,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 강신주 지음/그린비 강신주라는 사람을 처음 접했던 것은 아마 2012년 쯤 MBC 라디오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를 팟캐스트로 찾아들었을 때였습니다. 강신주 박사의 사고방식과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어서, 이 사람이 쓴 책은 어떨까 궁금해졌었습니다. 학교 중앙 도서관에서 검색을 해보니, 박사 학위를..
[ 카페 French Quarter 내부 모습 ] 7호선 뚝섬유원지역에서 1번 출구로 나와서 죽 걸어가면 있는 카페입니다. 2호선 건대입구에서는 5번출구로 나와서 우측으로 따라서 한 블럭을 걸어가서 나오는 사거리에서 대각선으로 건너가야 찾아올 수 있습니다. (맨 밑의 지도 참고)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음료 가격은 4~6천원 사이로 번화가의 카페들보단 저렴하거나 비슷한 가격입니다. 독특한 점은, 카페 이름이 French Quarter이고 베녜(Beignets)라는 독특한 매뉴가 있습니다. French Quarter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뉴올리언스에서 유명한 장소 이름이며, 베녜는 루이지애나주가 옛날 프랑스 식민지 시절에 먹기 시작한 슈가 파우더가 뿌려진 프랑스식 도넛입니다. 카페 이..
힘들면 힘들다고 말해요 내가 들어줄게요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요 내가 돌봐줄게요 내게 기대어 우세요 삶에 지친 그대여 울어주세요 내 품 안에서 잠시 쉬어가세요 아직 놓지는 마세요 지난 날보다 빛날 날이 많아요 소중한 그대 잠시 쉬어가세요 슬프면 마음놓고 울어요 내가 닦아줄게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면 내가 보듬어줄게요 내게 기대어 우세요 삶에 지친 그대여 울어주세요 내 품 안에서 잠시 쉬어가세요 포기하지는 마세요힘든 만큼 기쁨도 찾아오겠죠소중한 그대 잠시 쉬어가세요 잠시 쉬어가세요 - 최민지 밴드, "쉬어가세요" 한 모임에서 오기로 한 사람수가 4명으로 줄어서, 그 중 한 친구가 홍대 인디 밴드 공연을 보러가자고 했습니다. 그 덕분에 오랜만에 여러 인디 밴드의 노래를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최민지 밴드의..
"어느 아이라도 있는 그대로 괜찮다는 넉넉함과 여유로운 시선이 사라져 버리고, 보다 바람직한 아이상과 그것을 키워내는 바람직한 부모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쟁과 분단, 그리고 배제되지 않아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다른 배제를 낳는 구도가 확대되고 강화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심리학은 개개의 전문가의 선의와 노력과는 별개 문제로서, 구조적으로 앞의 도식을 지지하고 강화시키는 데 가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 오자와 마키코, "심리학은 아이들 편인가? (부재:교육으로부터의 해방)" 심리학은 아이들 편인가? - 오자와 마키코 지음, 박동섭 옮김/서현사 지난 번에 포스팅했던 "과학 기술과 심리학의 양면성"에서 언급했던 책입니다. 2015/03/14 - [기타] - 과학 기술과 심리학의 양면성..
사람은 왜 살인자가 되는가 - 요제프 빌플링 지음, 김세나 옮김/한국경제신문 지난번에 포스팅했던 저번 2월 말에 지른 책 중 소개하지 않았던 책입니다. 2015/03/13 - [사둔 책] - 2015.02.22. 지른 책들. 이 책은 제목을 보자마자 사고 싶었습니다. 제가 품고 있던 질문을 바로 책 제목으로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에 대한 제 입장은 고전적으로 보자면 성선설에 가깝습니다. 칼 로저스가 주장하는 "실현 경향성"을 인간은 항상 가지고 있다고 저도 믿습니다. 뭐랄까, 히틀러와 같이, 인간은 그릇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다고 믿는 겁니다. 뭔가 좀 종교 같지만 '영성'이라는 말이 이 경우 적절하지 않을까 합니다. (비록 전 종교인은..
Photo by CEBImagery "자본주의의 절묘한 시스템은 더 많이 일하면, 더 높은 성과를 인정받고, 더 많은 보상을 얻는다. 그렇게 하라고 시킨 사람도 없건만 나의 자유의지로 죽도록 일하고, 그 결과로 죽을 만큼 피로해진다. 나는 과연 주인인가, 노예인가?" - 한병철, "피로 사회" 저 책에서 저자가 지적하는 바는, 과거에는 "타인"에 의한 착취가 주로 이루어졌는데, 현대는 "자기 자신"에 의한 착취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상당히 중요한 지적이라고 생각하며, 문득 이런 "자기 자신"에 의한 착취를 만들어내는 '원리'는 어디서 생겨났는지 생각해봤습니다. 저는 "자기 자신에 의한 착취"의 근거들을 상당 부분 제공해주는 곳이 "심리학"이라 생각합니다. 이전에 읽었던 "심리학은 아이들의 편인가?..
이날 지른 책들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소개팅 갔다가 허한 마음을 달래려고 마음의 양식들을 우걱우걱 충동구매했던 것 같습니다.; 5권 샀는데, 아래 4권이 아직 못 읽고 고이 보관 중인 책들입니다. 한 권은 현재 흥미롭게 읽고 있는 중이라 조만간 리뷰로 쓸 생각이라 뺐습니다. 삶을 사랑하고 죽음을 생각하라 - 박홍규 지음/필맥 이 책은 처음 꺼낼 때는 수필이나 철학적인 글인가 싶었는데 뜻밖에 평전이었습니다. 에리히 케스트너. 사실 들어본 적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책을 펼쳐보니 그가 쓴 "시"들이 인용되어 있는데, 펼친 페이지의 시가 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대는 아는가 대포가 꽃피는 나라를 그걸 모르는가? 알게 되리라! 그곳에선 모든 일터가 병영 같고 지배인들이 거만하게 버티고 있다. 그곳 사람들 넥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