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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waynewhuang


저는 혼자서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림도 그려보고 싶고, 노래도 편곡해서 아카펠라로 불러보고 싶고, 영어도 잘하고 싶고, 글도 잘 쓰고 싶고, 보드게임도 만들고 싶고... 욕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애니메이션으로 짧은 뮤직비디오를 만들어보면서 그 과정을 영어로 기록한다면, 그림-노래-영어를 한 방에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아 나는 천재..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시도해보다가 시간이 없어지면서 어느새 프로젝트를 잠시 묻어버렸습니다. 블로그 필명인 "Lazini 레이지니"도 그때 만들었던 캐릭터 이름입니다.



침대에서 절대 벗어나지 않는 캐릭터를 일종의 나만의 브랜드처럼 삼으려고 아주 심플한 그림으로 위의 영상처럼 테스트까지 했습니다. 거기까지였지만, 그래도 재밌었죠. 시간만 생긴다면 또 이어서 하고 싶습니다.


그때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과정"을 자세히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또 개버릇 남 못주고 온갖 애니메이션 관련 서적들을 긁어모왔는데, 그때 건진 보물이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2007년부터 추진한 저예산으로 장편 애니메이션 만들어낸 "장편제작연구과정"의 노하우가 담긴 그 제작과정을 기록한 책들입니다. (참고로 장편 영화도 함께 진행했기 때문에 영화 제작 과정을 기록한 책도 있습니다.)


2015년까지 총 여섯 편의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이 책으로 나왔습니다. 최근에 만들어졌던 작품 중 허범욱 감독의 "창백한 얼굴들"은 얼마전 홀랜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최고 작품으로 뽑히기도 했더군요.


연합뉴스 - 허범욱 '창백한 얼굴들', 홀랜드애니페스티벌 장편 대상


다음은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제작한 장편 애니메이션 목록입니다.


1. 제불찰 씨 이야기

2. 로망은 없다

3.

4. 은실이

5. 창백한 얼굴들

6. 화산고래가 헤엄친다


이들의 제작과정을 담은 책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 여섯 권의 책을 사서 다 읽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책들은 프리 프로덕션에서 메인 프로덕션, 그리고 포스트 프로덕션까지 하나의 장편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하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그런 애니메이션 제작 단계에서 진행되는 각각의 작업들을 자세히 알고 싶어서 읽기 시작한 것인데, 읽다보니 어느새 책 자체에 제가 빠져있었습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그들이 그 과정 속에서 겪었던 "어려움"과 "실수", 그리고 그 "실수"가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 였습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과정은 여러 사람들이 함께 하는 작업이기에, 결국 "사람"들과의 갈등이 가장 큰 고난이라는 것을 보여주더군요.


이 책들을 앞으로 틈틈히 한 권씩, 그 한 권도 어쩌면 여러 편에 걸쳐서 소개해볼까 합니다.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에 대한 소개보다, 그 과정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집중해서 이 여섯 권의 책들에 대한 소개글을 써보고 싶습니다.


그럼 다음편에서 본격적으로 첫번째 작품이었던 "제불찰 씨 이야기"부터 소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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