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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Glenn Halog

최근 블로그에 주기적으로 월, 수, 금, 일요일에만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어떤 글이라도 쓰고 싶고, 써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슨 글을 써야 할지 고민만 하다가 결국 정하지 못했습니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일주일 내내 떠올렸지만, 그때마다 의문이 계속 꼬리를 물었습니다. 그 의문들은 이런 것들입니다.


세월호 사건은 왜 일어난 것일까?
우리 사회가 "안전 불감증"이라서 그런 걸까? 


우리는 왜 안전 불감증인 걸까?
우리가 빠르고 효율적인 것들만 추구했기 때문일까?
"결과"만 괜찮으면 "과정"은 눈감아주는 사회라서일까?


우리는 왜 결과만을 위해 살아가고 있을까?

우리는 우리 삶을 어떤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만 여기고 있는 걸까?


어떻게 하면 우리가 과정에 집중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우리가 삶을 "그 자체로 음미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다른 방향으로도 의문이 이어졌습니다. 


세월호 사건은 왜 일어난 것일까?
부패한 정치인과 이기적인 기업인과 무관심한 대중 때문일까?


정치인들은 부패했고, 기업인들을 이기적이고, 대중들은 무관심할까?
그들이 태어났을 때부터 부패했고, 이기적이었고, 무관심했을까? 그럴 리가 없다.

그럼 인간이 부패하기 쉽고 이기적이기 쉽고 남에게 무관심하기 쉬운 존재라서일까?
그런 식이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진작에 지구에서 사라졌을 것 같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그럴까?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져서일까?


그들은 왜 타인에게 공감하지 못할까?

그들이 자기감정에도 잘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

어떻게 하면 그들이 자신의 감정을 느끼게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제 머릿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 현재는 저 마지막 두 질문에 머물러있습니다.

우리가 삶을 "그 자체로 경험"하게 하고, 인간이 자신의 "감정을 느끼게"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이에 대한 대답이 한 가지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제가 지금 떠오르는 대답은 "이야기"읽기 입니다. 살아가는 이야기를 읽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글을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1년 전 이맘때 팟캐스트 빨간 책방에서 출판사의 허락을 받고 짧은 단편 소설 한 편을 통채로 한 시간 동안 낭독해준 적이 있습니다. 그 소설의 낭독을 눈을 감고 한 번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소설은 레이먼드 카버의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입니다. (단편집 "대성당"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저는 아직까지 이 낭독을 함께 듣는 것보다 좋은 대답을 떠올리지 못했습니다. 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카버의 소설을, 오늘 4월 16일 함께 들으면 좋겠습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레이먼드 카버


MP3로 곧장 듣기


팟빵 / 팟캐스트

(71회와 72회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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