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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게임 소개

마리아 : 유럽의 삼국지

게으른 지니 Lazini 2017.06.20 15:12

마리아 Maria


마리아는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 전쟁" (위키피디아, 나무위키)을 배경으로한 전쟁 게임입니다. 3명이서 짧게는 3시간, 길어지면 6시간 이상도 걸릴 수 있는 게임입니다. 게임 자체는 12라운드로 종료 시점이 정해져있지만, 세력 균형을 위한 서로간의 협상이 길어질 경우 게임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납니다. 때문에 규칙서에서는 "게임이 느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플레이어들은 협상을 간단하고 직접적으로 제시하도록 해야한다."라고 써있습니다.



같은 디자이너의 전작인 게임 "프리드리히"의 배경이 "7년 전쟁"인데, 그 전쟁의 원인이 바로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 전쟁입니다. 이 왕위 계승 전쟁에서 비옥한 "슐레지안 지방"을 프로이센에게 빼앗긴 오스트리아가 이를 되찾기 위해 7년 전쟁을 일으키죠. 그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 전쟁에는 유럽 전체의 강대국들이 모두 엮여있는 세계 전쟁이었습니다. 서로의 정치적 군사적 이익이 상당히 복잡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전에 소개한 프리드리히가 "전쟁"만을 다룬 게임이라면, "마리아"는 전쟁과 함께 그 당시 복잡했던 정치적 상황을 흠뻑 느낄 수 있도록 "정치"와 "협상"의 요소를 게임 속에 넣었습니다. 그것이 단순한 "병력들 간의 전쟁"이 아닌 "국가 간의 전쟁"을 경험하게 해줍니다.




게임의 맵은 위의 사진과 같이 둘로 나뉘어져있습니다. 왼쪽은 프랑스의 동쪽 국경인 플란다스 지역이고, 오른쪽은 오스트리아의 북쪽 국경인 보헤미아 지역입니다. 이 두 지역의 실제 위치는 보드판 뒤에 아래와 같이 나와있습니다.



세 명의 플레이어는 각각 "루이 15세", "프리드리히", "마리아 테레지아"역할을 수행합니다. 각자 운영하는 나라가 다릅니다. 아래의 도표는 제가 이 게임을 이해하기 위해 만든 당시 정치적 상황입니다.



기본적으로 "프랑스(+바이에른)와 프로이센(+작센)" vs "오스트리아와 국본국" 구도입니다. 하지만 기묘하게도 프리드리히가 운영하는 3개의 세력 중 프로이센과 작센은 오스트리아와 싸우는 역할이지만, 국본국은 오스트리아와 함께 프랑스와 싸우는 역할입니다. 기묘해보이지만, 이 이중적인 프리드리히가 있기에 게임은 끝없는 줄타기가 가능해집니다.


그리고 지도 밖의 상황으로 "이탈리아"에서 오스트리아와 프랑스가 군대를 보내서 싸우고 있었고, 프로이센도 러시아와 싸우고 있는 스웨덴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지도 밖의 정치적 상황은 따로 정치현황표로 게임내에 들어가있습니다. 아래 사진이 정치판입니다.



위의 상황판 위에는 3개의 트랙이 보입니다.


맨 위는 "작센"이 어느 쪽과 동맹을 맺고 있는 상황인지 혹은 중립인지를 표시해주는 트랙입니다. 이 트랙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서 작센이 프로이센과의 동맹에서 중립으로, 더 나아가서 오스트리아와의 동맹으로까지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작센의 운영권이 프리드리히 플레이어에서 마리아 플레이어에게로 넘어갑니다.


두 번째 트랙은 러시아에서의 상황을 보여줍니다. 러시아와의 상황이 악화 되면 프로이센은 군사적으로 불리해지고, 반대로 상황이 좋아지면 군사적으로 좀 더 유리해지는 효과가 생깁니다.


마지막 세 번째 트랙은 이탈리아에서의 오스트리아와 프랑스의 세력 상황으로 어느 한 쪽이 이탈리아에서 불리해지면 다른 한 쪽이 승리에 좀 더 유리해집니다.


위의 트랙들은 매 턴마다 비공개 경매와 유사한 방식으로 얻게 되는 "정치 카드"에 의해서 움직입니다. 아래의 카드가 이런 정치 카드의 일부를 보여줍니다. 각각의 카드들은 실제 역사적 사건입니다.



게임에서 전투 부분은 이전에 소개한 프리드리히와 거의 비슷한데 가장 큰 차이점은 오스트리아의 기병인 "훗사르"가 새로 생긴 것과 군대들이 "강행군"을 통해서 빠르게 본국에서 전선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전체적인 전투 규칙은 이전의 프리드리히 규칙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전쟁 게임이니 만큼 전투가 중요하긴 하지만, 이 게임은 그보다 "협상"이 중요합니다.


세 명의 플레이어는 각자의 승리 조건을 먼저 달성하기 위해 전쟁에 참여하지만, 어느 한 사람이 승리 목표에 다가갈 만큼 앞서나가게 되면 나머지 두 명은 서로 협상을 통해서 그 사람의 독주를 막으려고 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삼국지의 위, 촉, 오의 상호 적대적 균형 상태와 유사하달까요. 이 때문에 이 게임은 익숙해질 수록 굉장한 재미를 줍니다.



이 게임에서는 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것을 제외하고는 플레이어들 간에 모든 종류의 협상이 가능합니다. 단, 협상의 내용을 구체적이어야 하며, 협상의 지속 기간도 구체적으로 정해야합니다. 그리고 한 번 합의된 협상은 상호 합의에 의해서만 내용 변경이나 취소될 수 있으며, 그렇지 않다면 "반드시 지켜져야만 합니다." 이 점이 이 마리아라는 게임의 매력이라고 봅니다.


한 사람이 독주를 하면, 나머지 두 사람이 서로 협력하는 협정을 맺게 됩니다. 그러나 이 협정 속에는 각자의 이익도 들어가 있죠. 이익의 균형이 잘못된 협정을 맺으면 곧 세력 간의 균형이 깨지게 됩니다. "얼마나 균형감각 있어 보이는 협정을 제시하면서 내 이익을 챙기고 전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것인가?" 이게 이 마리아라는 게임이 각자에게 요구하는 능력이라고 봅니다.


일반적인 전쟁게임과 달리, 권모술수에 능해야합니다. "싸우지 않고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 최고의 승리"라는 말을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게임을 진행하면서 3가지 역사적 이벤트가 발생가능합니다. 프로이센의 "슐레지안 합병", 프랑스의 "군비 축소"는 각 플레이어들의 선택에 의해 실현될 수 있고, "신성 로마 제국 황제 선거"는 게임 진행중 중반에 발생합니다. 로마 제국 황제는 오스트리아와 프랑스가 서로 차지하려고 하는데, 이때 선거권을 가지고 있는 지역을 더 많이 차지한 쪽이 유리하게 되고, 어느 한 쪽도 과반수를 넘지 못하면 프리드리히 플레이어의 투표권이 중요해집니다. 그러면 캐스팅 보트가 된 프리드리히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양측과 협상이 진행되겠죠.



이 게임 마리아는 역사적 테마가 매우 게임적으로 훌륭하게 재현되어 있고, 게임에 완전히 몰입해서 한 국가가 협상과 전투를 통해 전쟁에서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체험을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적이자 아군이기도한 두 사람을 상대로 멋진 협상과 뛰어난 전쟁 지휘를 통해 홀로 승리해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게임을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 제가 해본 게임 중에서 10점 만점에 10점을 주는 최고의 전쟁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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