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스프레드 시트로 할 일 관리하기

개인이든 조직이든, 커다란 성취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목표가 필요하다. 하지만 나는 성실성(Conscientiousness: 성격 5요인 중 하나)이 꽤 낮은 사람이라, 이런 장기적인 관점을 평소에 유지하는 것이 힘들다. 

나 같은 사람은 늘 하루 하루 해야할 일과 그 순간 관심이 가는 일에 에너지를 쏟게 된다. 하루 하루를 충실히 보내고는 있으나, 뭔가 내가 방향을 잃었다고 자주 느낀다. 마치 샤워실의 바보처럼 즉각적인 반응에만 급급하게 된다.

샤워실의 바보 (그림 출처: 부산일보)

그래서 오늘 나의 할 일 목록을 새롭게 구축하기로 했다. 기존 할일 관리 앱들을 사용해봤지만, 나라는 사람이 원하는 것에 딱 맞는 것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직접 구글 스프레드 시트를 사용하기로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루에 해야하는 할 일을 나의 장기적인 방향성과 연결짓는 것이다. 나는 할 일마다 두 종류의 태그를 붙이기로 했다. 

 

 

예를 들어서, 오늘 하려고 하는 일이 "보드게임 규칙 설명 대본 제작"이라고 해보자. 이는 유튜브 영상 제작을 위한 일이기 때문에 분류를 "유튜브"로 한다. 그리고 이 작업은 나의 올해 목표인 수입 증가로 직접 이어질 수 있는 일이니 방향을 "수입 증가"로 한다. 데이터 확인을 사용해서 내가 미리 설정해둔 분류와 방향 목록에서 고르도록 했다.

분류와 방향 목록은 따로 다른 탭에 만들어 놓았다. 이들을 "이름이 지정된 범위"로 설정해두어서 언제든지 쉽게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할 일의 분류와 장기적인 방향 목록을 별도의 시트에 입력했다

 

완료한 일을 체크할 수 있는 체크 박스와 잠시 관심을 꺼두기로 하는 보류 체크 박스를 만들어 두었다. 조건부 서식을 활용해서 완료한 일이라 체크하면 행 전체가 검정색으로 바뀌도록 해두었다. 보류에 체크하면 회색으로 바뀌도록 했다.

두 가지 체크 박스에 체크 상황에 따라 행의 색깔이 다르도록 했다

이렇게 몇 일간 사용했는데, 쓰다보니 불편함이 생겼다. 완료한 일이 원래 위치에 계속 남아있다. 그래서 완료된 일들을 맨 하단으로 내리는 재정렬이 필요했다.

정렬 순서를 숫자로 분류하기 위한 열 하나를 만들었다. IF 함수를 사용해서 행의 상태에 따라 우선 순위 번호가 자동으로 매겨지도록 했다. 아직 하지 않은 일은 1, 완료한 일은 99, 보류한 일 10, 빈칸은 98이 할당되도록 했다. 이제 모든 행을 이 순위에 따라 오름차로 정렬시키면 완료한 일이 시트 최하단으로 밀려난다.

다만 매번 모든 행을 선택해서 메뉴의 정렬 기능을 누르고, 기준 열을 선택하는 것은 너무 번거롭다. 이를 클릭 한 번으로 자동화하는게 필요했다. 

내가 사용한 방법은 매크로 녹화와 스크립트 연결이다. 위의 정렬 과정을 매크로 녹화로 스크립트 함수로 만들고, 이를 버튼과 연결시켰다. 이 방법은 아래 영상을 참고했다.

 

이제 버튼 한 번에 행들이 모두 재정렬된다. 추가로 날짜 입력도 자동으로 오늘 날짜가 삽입되도록 버튼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내가 이 목록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도록 해야했다. 이를 위해서 구글 시트 부가 기능으로 Email Spreadsheets 를 사용했다. 무료는 자동 이메일 전송이 1개만 가능하다. 

설치하면 부가기능 메뉴에 나온다

따로 "email"이라는 이름의 시트를 만들었다. 여기에 앞선 목록에서 할 일들만 필터링해서 가져오게 했다. 

 

그리고 이를 위의 부가 기능을 사용해서, 할일 목록이 매일 나에게 이메일로 보내도록 했다.

시트 지정

어떤 시트의 내용을 메일에 담을 것인지 설정해주고,

메일에 포함될 내용 설정

메일 주소, 메일 제목, 보내는 사람 이름과 함께 Email Body 에 앞선 목록의 범위를 지정해준다.

 

메일 발송 스케줄 설정

스케줄은 매일 낮 12시 30분에 메일로 보내지도록 했다. 

이것으로 내가 원하는 할 일 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아직은 필요하지 않아서 추가하지 않았지만, 분류 혹은 방향마다 얼마나 내가 할 일들은 해왔는지 뽑아낼 수도 있다. 지금은 할 일을 추가할 때, 이게 내 장기적인 방향과 연관된 것인지 아닌지 확인하도록만 설정한 셈이다. 

일단 오늘 내가 원했던 기능을 모두 들어있으니 만족이다. 이제 이게 얼마나 유용할지는 앞으로 몇 일동안 자주 사용하는지를 관찰해보면서 판단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