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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릴리퍼트 (18 Lilliput)


얼마전 보라에서도 올라왔던 킥스 중 "카드로 하는 18시리즈, 18Lilliput"를 너무 해보고 싶었습니다. (아래 링크 참고)


라마나타님의 킥스 프리뷰 글


그런데 이미 2개나 주문해놓았음에도 기다리지 못하고 그 사이 핸드메이드를 해버렸습니다.(아.. 비용이 게임 2개 구입 비용과 거의 같군요.. 털썩..) 긱에 올라온 플레이 사진들을 통해 타일 모양을 보고, 프로토 타입 룰북을 기준으로 모든 컴포를 만들었네요. 언제 돌리나 했는데, 오늘 마침내 4인플로 돌려봤네요. 그 소감을 적어봅니다. 



함께한 분들은 모두 18 경험자였고, 룰 설명 포함해서 게임 종료까지 2시간 30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딱히 급하게 플레이한 것은 아니었고, 꽤 장고도 많이 했기 때문에 아마 플레이 타임은 2시간이 맞는 것 같습니다. 확실히 그동안 제가 해본 어떤 18시리즈도 첫 플레이 4인플로 이만큼 짧게 끝난 적은 없었네요. 카드만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휴대성도 매우 훌륭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짧다고 무게감이 가벼운 게임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18릴리퍼트는 기존 18게임을 플레이 할 때 하는 고민과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고민을 해야하는 게임이었습니다. 이 게임의 핵심은 액션 선택입니다.



기존 18시리즈과는 다르게 주식 라운드와 운영 라운드가 사라지고, "액션 라운드"로 통합되어 버렸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10장의 액션 카드(각 카드 마다 2가지 선택지)를 스네이크 드레프팅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2개씩 선택해서 액션을 하는 것입니다. 즉, 라운드당 2가지 액션 밖에 못합니다.


이 말이 무슨 뜻이냐면, 기존 18에서는 매 주식 라운드 마다 "원하는 만큼" 주식을 사거나, 팔 수 있었고, 매 운영 라운드마다 각 회사는 "타일을 깔고", "역을 놓고", "기차를 구매"할 기회가 항상 주어졌습니다. 그러나 18릴리퍼트에서는 이런 모든 행동의 기회가 아주 제한됩니다. 이번에 타일을 깔고 기차를 사면, 주식을 못사게 됩니다. 이번에 역을 놓고, 기차를 사면, 타일을 깔지 못하는 거죠.


이는 중반 이후 더 심해집니다. 회사를 2개 운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운영할 회사가 2개 인데, 할 수 있는 액션은 여전히 2개 뿐입니다. 그리고 그 액션 2개도 원하는 액션을 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 액션 카드가 내 차례에 남아 있어야 가능한 것이죠.


개인적으로 게임을 하는 내내, 그동안 했던 18 시리즈 중에서 가장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포기해야하는 액션"들이 너무 많아서 괴로웠던 것 같습니다. 기존 18에서는 타일을 업그레이드 하고 거기에 곧장 역을 놓을 수 있었는데, 이 게임에서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내가 연속으로 그 두 액션을 하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턴 오더"가 매우 중요합니다. 기존 18시리즈에서는 턴 순서(운영이나 주식)가 길이나 역을 선점하는 효과에 불과했다면, 18릴리퍼트에서는 거기에 더해서 내가 가능한 "액션 선택" 자체가 불가능해 질 수 있는 거죠.



게임에서 사용하는 타일은 사각 타일이라 매우 단순해서 종류가 몇개 없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갈색 도시조차도 역 2개짜리 타일이라는 점입니다. 각 자의 두 번째 회사가 등장할 때 쯤 되면 도시들이 역으로 막히기 쉽습니다. 그리고 이번 플레이의 특징일 수도 있겠지만, 갈색 시대가 꽤나 늦습니다. 아마 이 역시 기차 구매가 자유롭지 않고 액션 선택으로만 가능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 같습니다. 육각 타일보다 사각 타일이 느낌상 루트를 만들고 틈새를 파고드는 자유도가 꽤 낮아진 것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맵이 없이 시작 도시에서부터 플레이어들이 알아서 길과 도시를 만들어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후반에 어떤 루트가 수익이 좋은지 미리 예상하거나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꽤 쉽지 않습니다. 애당초 액션 선택도 원하는 대로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죠.

 

결국 "매 순간", "무엇을 포기하고", "어떤 액션을 선택할지"가 전략의 핵심입니다. 매 순간 나에게 최선의 액션은 무엇일까... 상당히 판단이 어렵더군요. 장고를 하게 되기도 합니다.



게임은 시작할 때 캐릭터 1개와 시작 회사 1개를 가지고 시작합니다. 캐릭터들은 모두 특수 능력과 특수 타일을 가지고 있고, 시작 회사들도 각자 서로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캐릭터와 회사의 조합을 잘 활용해야 초반에 잘 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전 캐릭터의 특징도 못 살렸고, 캐릭터의 타일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턴오더 생각 못하고 길 놓다가 다 막히는 핵망 테크를 타면서 고통받다가 꼴지로 끝났습니다. (흐엉) 다음 번에는 다른 캐릭터를 써보고 싶기도 하고, 이 캐릭터는 어떻게 해야 잘 활용하는 건지도 궁금하네요.



흑흑, 장군은 망했습니다...

 

카드 게임이고 플레이 타임이 짧다고 해서, 상당히 가벼워진, 캐주얼한 게임을 예상했는데, 오히려 엄청나게 고민거리가 많은 게임이었습니다. 포기할 것이 많은 것은 언제나 괴롭군요. 흑...

 

다음 번에는 3인플과 2인플을 경험해보고 싶네요. 4인플이 꽤나 어려웠는데 3인플은 좀 덜 빡빡하려나 기대를 해봅니다. 갈색 타일도 깔아보고 디젤 기차도 한 번 경험해보고 싶네요. (이번에는 5기차에서 게임이 끝나버려서) 다른 캐릭터, 다른 시작 회사로 플레이하는 것도 궁금하네요.

 

ps. 휴대성이 매우 훌륭하고, 게임 시간도 매우 짧아졌지만, 테이블 공간 차지는 기존 18과 동일하니 주의하세요. ^^

 

  • 디자이너에게 메일로 핸메를 보여주고 후기를 써도 되는지 물어보니 물론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킥스는 끝났지만, 게임 구매에 관심있는 사람은 info@lonny.at 로 메일을 보내면 된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참고로 제 핸메 디자인과 전혀 다른 디자인이니 주의하세요. 타일 디자인만 해도 아래처럼 훨씬 이쁘답니다. (출처: 보드게임긱 and 킥스타터)



2018.07.12. 추가

위의 게임에서 2가지 에러플이 있었네요. 

하나는 황제의 능력인 "성"타일은 시작한 홈 도시에는 사용 불가능하다는 점(이 때문에 녹색 회사가 상당히 유리했네요. 역을 새로 박을 필요도 없어서 초반에 상당히 유리했는데, 그러기 어려워졌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액션 카드 중에서 기차 2개 구매 액션 카드는 "기차 구매 액션"을 2번 할 수 있는 것이어서, 두 회사가 각각 기차를 구매할 수 있네요.

어서 다시 해보고 새로운 느낌을 확인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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