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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 (Chronicles of Crime)

 

최근 다이브다이스에서 한글판 출시가 예정된 보드게임 사건의 재구성의 튜토리얼 시나리오와 시나리오 1을 즐겨보았습니다. 앱을 이용한 보드게임인데, 현재 튜토리얼 시나리오는 영문으로 되어 있고 시나리오 1 "미스터리와의 조우"는 앱이 한글로 잘 번역되어 있어서 누구나 즐길 수 있습니다. 보드라이프 자료실에서 이 두 시나리오를 즐길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것을 A4용지 한 장에 정리해주신 분이 계셔서 감사히 다운 받아서 출력해서 즐겼습니다. 즉, A4용지 1장과 휴대폰(혹은 패드)만 있으면 즐길 수 있는 겁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범죄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여러 장소들을 돌아다니고, 탐색을 하고, 용의자들을 만나면서 정보를 얻고 하면서 사건의 진상을 파악해가는 완전한 시나리오 추리 게임입니다. 따라서 이 게임의 핵심은 시나리오에 있으며, 이는 "앱"이 그 역할을 해줍니다. 따라서 휴대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것이 필요하죠.

 

게임 중 모든 인물들과의 대화나 스토리 진행은 앱에서 진행됩니다. 이와 유사한 방식을 활용한 게임은 "광기의 저택 (2판)"입니다. 광기의 저택에서도 컴퓨터나 앱을 켜서 시나리오를 진행시켰죠. 보드게임의 구성품들은, 현재 게임 진행 상황을 한 눈에 보여주기 위한 느낌을 위해서랄까요. 참고로 당연하지만 이 앱은 무료입니다.

 

시나리오라고 하지만, 그 시나리오는 우리의 선택에 따라서 진행됩니다. 처음 범죄 현장에 가서 보면, 어떤 단서를 주목할 것이고, 어떤 인물을 먼저 만날 것이고, 그에게 어떤 것에 대해 물어볼 것인지, 어느 장소에 갈 것인지 등, 모든 진행은 우리의 선택입니다. 사건 현장 속에 들어간 수사원이 된 겁니다.

 

 

앱의 카메라에 제가 원하는 장소 카드를 보여주면 그 장소로 이동하고, 제가 원하는 인물 카드를 보여주면 그 인물과 대화를 할 수 있고, 신문할 때 제가 원하는 주제의 내용이나 단서를 카메라에 들이밀면 인물로부터 정보를 얻어낼 수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 모든 카드에는 QR코드가 그려져있습니다. 앱의 코드 인식 속도는 매우 좋았습니다. 거기에 자동 스캔 기능을 킬 수 있어서, 그냥 원하는 카드만 카메라에 비춰주기만 하면 자동으로 빠르게 인식해줍니다.

 

 

보드판에는 사건과 관계된 인물들을 발견할 때마다 그 카드를 놓을 수 있고, 중요한 장소들과 거기에 있는 인물들, 그리고 발견한 단서들도 표시해둘 수 있습니다. 마치 수사팀의 보드판에 단서들을 붙여놓고 이들의 관계를 골돌히 고민하는,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을 듯합니다. 보다 직관적으로 추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을 하고 난 뒤에 가장 비슷한 경험을 했던 게임을 떠올렸습니다. 보드게임은 아닙니다만, "역전 재판"이라는 게임입니다.

 


(게임 역전 재판 - 사진 출처: This is game 기사: http://www.thisisgame.com/webzine/game/nboard/16/?n=42825)

 

하지만 사건의 재구성과 "역전 재판"과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1. 우선, 게임 내에서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시간이 흐른다. 앱에서 게임 내내 우측 상단에 시간이 표시된다. 내가 행동을 할 때마다 5분이나 10분씩 시간이 흐른다. 그 시간 때문에 사건 수사에 변화가 올 수도 있다.

     

  2. 그리고, 중요한 장소들에 대한 관찰을 3D로 할 수 있다. VR안경을 끼지 않고, 그저 스마트폰만으로도 그 공간에 서서 360도로 관찰할 수 있었다. 만약 VR확장까지 가지고 있다면 스마트폰으로, 없다면 스마트폰이나 패드해도 충분했다. VR안경은 그저 몰입감을 좀 더 높혀줄 뿐이다.

 

 

게임 "역전 재판"은 게임의 진행이 좀 1차원적이었습니다. 심하게 말하자면, 추리소설을 읽는 것과 비슷합니다. 다만 중간중간 소설을 멈추면서,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는 거죠. 그래서 맞추면 다음 내용이 진행되는 거죠. 아마 그 반대에 있는건 보드게임 "셜록 홈즈 컨설팅 디텍티브"가 아닐까 싶습니다. 영어의 압박 때문에 해보진 못하였으나, 모든 자료를 한꺼번에 다주고 "너가 알아서 찾아봐~"라고 하는 게임 같달까요. 언젠가 영어를 극복하고 해보고 싶네요. 


"역전 재판"이 강을 따라서 흘러가면서 중간중간 관문이 있는 게임이라면, "셜록 홈즈 컨설팅 디텍티브"는 바다에 던져놓은 게임이라 할 수 있겠네요.

 

(출처: Flickr - Photy by Ib Aarmo)

 

그 둘과 비교하자면, 사건의 재구성은 호수 정도일까요? 역전 재판보다는 자유도가 높고 다차원적이었습니다. 자유도와 난이도 사이에서 딱 적당한 균형을 잡은 것 같습니다. 내가 사건 현장을 관찰하는 것도 시간 제한이 있으며 여러번 볼 수 있지만 그때마다 시간을 사용해야하죠. 그리고 사건 현장에서 단서가 자동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관찰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사건의 진상을 모두 파악했다고 판단하면 수사 보고서를 제출하여 시나리오를 종료할 수 있습니다. 이때 수사 보고서에 대한 채점을 받습니다. 사건에 대한 질문을 몇 가지 해오는데 이들을 정확히 답해야만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얼마나 꼼꼼히 수사했고, 빠르게 진상에 다가갔는가가 점수의 기준이 될 것입니다.

 

(출처: Flickr - Photy by dynamosquito )

 

이 게임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인원은 1인 같습니다. 저는 혼자서 이러저리 메모해가면서 범인을 밝혀내고 싶네요. 담배 파이프를 입에 물고 인물들과 단서들을 이리저리 연결시켜가면서 신중하게 진행해보고 싶습니다. 만약 마음이 맞는 사람이 있다면 두 세명이 함께 수사하는 기분을 느끼는 것도 괜찮을 수 있겠습니다. 


저는 추리 소설을 매우 좋아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셜록 홈즈를 읽으면서 밤을 샜고, 만화책으로 명탐정 코난, 김전일과 같은 만화를 매번 즐겨 읽었죠. 그러면서도 사건의 진상을 펼쳐보기 전에, 책장을 멈추고 지난 내용들을 훑어보면서 내 나름대로의 추리를 해서 범인을 찾으려고 애썼습니다. 그렇게해서 맞추면 마치 내가 셜록이 된거 같은 우쭐감도 느끼고, 틀리면 내가 눈치채지 못했던 비밀들을 읽으면서 놀라움을 느꼈죠. 얼마전에는 예능 프로그램 크라임씬이 저에게 비슷한 즐거움을 안겨주었습니다.


(출처: JTBC http://tv.jtbc.joins.com/crimescene3 )

 

이 게임은 저 같은 사람들에게 매우 추천합니다. 사건 속으로 들어가 수사하고, 진상을 파헤쳐보세요. 인물간의 관계를 추리하고, 단서를 찾으면서 뿌연 안개 같던 사건을 밝혀보세요. 


ps. 지금 당장 제가 즐겼던 시나리오 1을 즐기시기 위해서는 앱 "Chronicles of Crime"을 설치하시고, 보드라이프에 올라와있는 A4용지 1장을 출력하시면 됩니다.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4714&tb=info_files&id=&num=&pg=&game_id=9665&start=&b_category=&game_category=) 사실 출력이 귀찮으면 컴퓨터에 띄워놓고 해도 됩니다. QR코드만 카메라로 잡아주기만 하면 되니까요. 

 

앱을 실행시키시고 한글인 시나리오 1을 진행해보세요. 튜토리얼이 영어라 해보기 힘든 분들을 위해 기본적인 수사 방법을 설명해드리면, 사건 현장에서는 자신이 발견한 단서에 해당하는 물건의 QR코드를 카메라에 들이대야 조사가 진행되며, 대화할 때도 원하는 주제를 QR코드로 들이대면 해당 주제에 대해 물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력자로서 "과학자"와 "해킹 전문가"와 "법의학자"와 "프로파일러"가 있어서 이들에게 단서나 인물에 대해 언제나 물어볼 수 있습니다.

 

pps. 전 튜토리얼과 시나리오 1을 위의 방법으로 플레이해보고는 즉시 이 게임을 예약 결제했습니다. 본판의 시나리오 6개 (튜토리얼 포함), 확장 2개에는 각각 4개의 추가 시나리오, 거기에 VR고글 확장에도 시나리오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네요. 다 합쳐서 약 15개 정도의 시나리오를 즐기는 비용이 83300원인 셈이네요. Exit도 1만원 넘게주고 샀던 기억인데, 한 시나리오당 5~6천원도 안하다니 망설일 필요가 없더군요. 리플레이도 가능하고. 예약 구매는 http://divedice.com/site/game/gds_detail02.php?mode=view&prd_idx=16701 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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