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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마인드


저는 하나비를 최고의 협력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게임을 접하고 저에게는 최고의 협력 게임이 하나 더 늘어났습니다. 디자이너가 존경스러운 카드 게임, 더 마인드를 소개해보겠습니다.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우선 게임 규칙을 설명드리고 게임에 대한 제 감상을 적어보겠습니다. 게임을 아직 못해보신 분들은 1부터 100까지의 카드를 쓰는 게임(젝스님트, X님트, 엘프님트, 더게임 등)을 활용해서 즐겨보시고 나서 감상을 읽으시길 권합니다. 아직 아마 국내에선 못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요.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게임은 여러 라운드에 걸쳐 진행됩니다. 100장의 카드를 잘 섞고 1라운드에는 모든 사람들이 1장씩 카드를 받습니다. 2라운드에는 다시 그 100장을 또 섞어서 2장씩 받습니다. 3라운드는 3장... 이렇게 8라운드까지 성공하면 승리합니다. (3인일 경우 10라운드, 2인은 12라운드까지 입니다.)


각 라운드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손에 카드가 한 장도 남지 않으면 됩니다. 라운드 목표는 손에 든 카드들을 모두 차례대로 가장 낮은 카드부터 오름차순으로 테이블 가운데에 놓이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게임은 턴 순서가 없습니다. 그냥 자기가 원할 때 자기 손에 있는 카드 중 가장 낮은 카드를 테이블에 놓으면 됩니다. 정말 간단하죠?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의사 소통도 할 수 없다"입니다. 말을 해서는 당연히 안됩니다. 자신이 카드를 플레이하기 싫다는 티도 내면 안됩니다. 손에서 카드를 놓아버리던가 팔짱끼던가 하는 어떤 방식의 "신호"도 사용해선 안됩니다.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눈을 서로 마주치는 것"밖에 못합니다. 명심하세요, 이 게임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어떤 신호도 주지 마세요. 이 규칙을 엄격히 지킬 수록 이 게임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누군가 카드를 사용했을 때, 그 카드보다 낮은 카드가 손에 있는 사람들은 그 순간 모두 손을 들고 잠시 게임을 멈추고, 자기 손에 있는 해당 카드들을 오픈해서 버립니다. 그리고 생명 토큰 1개를 제거하고 다시 이어서 게임을 진행합니다. 생명 토큰은 게임 시작시 인원수 만큼 가지고 시작합니다. 만약 생명 토큰이 하나도 안남게되면 게임에서 즉시 패배합니다.


게임을 시작할 때, 특수토큰을 1개 가지고 시작합니다. 게임 중간에 이 특수 토큰을 누군가 가리키면 각자 손을 들어서 동의함을 표현하고, 모두 동의하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수 토큰을 사용하면 각자 자기 손에서 가장 낮은 숫자의 카드를 보여주고 게임에서 제거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계속 라운드를 계속 진행합니다. (제거된 카드들은 다음 라운드 시작때 다시 섞입니다.)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게임은 1,4,7,10,11,12라운드에는 성공 보상이 없습니다만, 2,5,8라운드를 성공하면 특수 토큰을 1개 추가로 받습니다. 3,6,9라운드를 성공하면 생명토큰을 1개 추가로 받습니다. 


추가로 만약 최종 라운드(4인시 8라, 3인시 10라, 2인시 12라)를 성공하면, 그대로 이어서 다시 1라운드부터 플레이하시길 권합니다. 단, 이때부터는 카드를 낼 때 "뒷면"으로 냅니다. 블라인드 모드라고 하네요. 라운드가 종료되고 나서야 확인해서 판정을 한다고 합니다.


이상이 이 "더 마인드"라는 게임의 모든 규칙입니다. 1~100까지 있는 카드 세트를 가지고 있다면,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이 아래의 제 감상을 게임 룰북에서도 게임을 하기 전에 읽지 말라고 조심하고 있는 내용이니 가능하다면 게임을 위의 규칙에 따라서 한 번 플레이해보시고 읽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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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서 의사소통을 못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의사소통을 하고는 있습니다. 바로 "기다림"입니다. 자기가 다음에 낼 숫자의 간격에 따라서 사람마다 그 카드를 사용하기까지 기다리는 감각이 다릅니다. 


(사진 출처: Flickr)



예를 들면 라운드 시작시 자기 손에 숫자 1이 있다면, 이 같은 경우에는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고 다른 누구보다 먼저 카드를 사용하겠죠. 그러나 만약 라운드 시작시 숫자 1이 아닌 5가 손에 있었다면 즉시 사용하기보다는 다른 사람 중 나보다 더 낮은 카드가 있어서 빠르게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는지 짧게라도 확인하고 사용할 것입니다. 


게임을 한 판만 해보면 곧장 깨달을 겁니다. 이 게임은 "상대의 시간 감각"을 예민하게 알아가는 게임입니다. 아무 말 없이 서로 바라보면서 "이 정도로 상대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어떤 카드이길래 그런걸까?" 라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상대가 기다리고 있는 시간이 곧 상대방 카드에 대한 정보입니다. 상대방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갈 수록, 그 정보를 점점 더 정확히 알 수 있게 됩니다. 함께 여러번 게임을 하면 할 수록 점점 이 시간 감각이 정교해집니다. 특히 서로를 친분이 있는 사람일 수록 게임에 익숙해지는 것이 더 용이합니다.


제가 하나비를 최고의 협력 게임이라고 했던 이유는, 게임이 숙련될 수록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게임을 하나비급이라고 제가 말한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이 게임은 내 앞의 사람이 어떤 시간 감각을 가지고 있는지 계속해서 알아가면서 실력이 상승합니다. 함께하는 사람을 "더 이해하고 알아가도록 만들어주는 게임"이 저에게는 최고의 협력 게임입니다.


어서 빨리 이 게임이 국내에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다른 게임으로 플레이할 수는 있지만, 이런 멋진 작품을 만든 작가에 대한 경의로서 본 게임을 꼭 구입하고 싶네요. 그동안은 X님트로 즐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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