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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Nick Kenrick

"저는 이 세계와 모든 것이 자연의 법칙에 따라서 움직인다고 믿습니다. 저는 저의 지능을 이용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활용하여 신의 본성과 실체와 축복받는 삶의 길을 발견하려고 합니다. 제가 전에도 선생님에게 이 말씀을 드렸는데요. 안 그런가요?"


랍비 모르테라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선생님은 오늘 랍비들이 주는 장학금으로 저의 관점을 확인하거나 부정하면서 일생을 보내라고 제안하십니다. 그것은 제 길이 아니고, 저는 그 길을 가지도 않을 것입니다. 


랍비의 권위는 진리의 순수성에 기반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다만 수세기 동안 내려온 미신적인 학자들이 표현한 것에 안주하고 있습니다. 그 학자들은 지구가 편편하고 태양이 주위를 돌고 있으며 아브라함이라는 이름의 인간이 갑자기 나타나서 인간의 아버지가 되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 Irvin D. Yalom, "The Spinoza Problem : A Novel"



스피노자 프로블럼 - 10점
어빈 D. 얄롬 지음, 이혜성 옮김/시그마프레스


얄롬의 신작. 스피노자 프로블럼.


스피노자.

자신의 가족도, 자신이 속해 있는 공동체도 없이, 혼자 살면서 이 세상을 변화시킨 여러 권의 책을 저술한 17세기의 용감한 영웅적인 사상가. 종교의 세속화와 자유 민주주의 정치 국가와 자연과학의 발달을 예견.


그의 모든 소유물들은 그의 장례비를 지불하기 위해 경매에 붙여졌고,

그의 동료들 편지에서 그가 썼던 개인적인 이야기들은 그의 지시대로 모두 없애버렸다.


따라서 그가 사용한 물건도 찾을 수 없고, 그의 삶 속에서 어떤 이야깃거리가 있는지는 정작 알수 없는 인물. 그의 초상화조차도 단 몇 줄의 묘사를 바탕으로 그린 상상화.


그런 스피노자와 관련된 거라곤 유일하게 151권의 그의 책 리스트가 전부인 그 박물관을 털어갔던 나치의 로젠버그라는 인물. 그는 왜 그 책들을 가져갔을까.


이 소설은 17세기 스피노자와 20세기 로젠버그, 두 사람의 이야기를 평행하게 보여준다. 스피노자와 로젠버그라는 두 인물의 내면을 드러내기 위해 가상의 인물이 한 두명 등장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모두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그들의 사고와 발자취를 따라간다.


하지만 난 이런 매력적인 구성보다도, 


스피노자라는 인물이 어떤 생각을 했으며 어떤 논리를 펼쳤는지가 너무도 궁금하다. 얄롬이 나에게 알려준 철학자 "니체"와 "쇼펜하우어"에 이어서 "스피노자".


"나는 자연은 영원하고, 무한하며, 삼라만상을 모두 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은 영원하고, 무한하며, 삼라만상을 모두 품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나요?"


"...다른 점은 하나도 없습니다. 신은 자연입니다. 자연은 신입니다."


- Irvin D. Yalom, "The Spinoza Problem : A Novel"


내가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신에 대한 사고방식. 나야 내가 즐겨하던 많은 책들 소설들을 통해서 그런 사고 방식을 얻게 되었지만, 그는 결코 그런 시대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


왠지 좋아하는 철학자가 한 명 늘 것 같다. 비록 그의 책들은 참으로 어렵겠지만.


"신을 올바로 사랑하는 자는 그 보상으로


 신이 자기를 사랑하는 것을 요구해선 안된다."


 - 바뤼흐 스피노자

2013.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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