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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많이 읽는 친구들은 일주일에 스물한 권 정도 읽는데 저는 그 정도까진 못 읽고요. 일주일에 열 권 정도 읽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 용인의 한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


EBS 다큐프라임

"슬로우 리딩" 1부 중 한 장면

Youtube 영상 참고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라는 충고는 언제나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이런 충고를 하는 사람들이 별로 인식하지 않는, " 읽어야 한다"는 전제가 생략된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조언이나 충고를 할 때는 늘 자기 자신이 의식하지 못한 체득된 능력을 조심해야 합니다. 이를 김창준 님의 "왜 배워도 못하는가? : 뛰어난 선생에 대한 미신" 글을 읽고 나서 더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 포스트에서 언급한 예로는, 전문 의료계에서조차도, 전문가가 학생들을 가르칠 때 자신이 가진 지식의 30%만 가르치고 자신은 다 가르쳤다고 여긴다고 합니다. 한다. 이는 다시 말하면 전문가가 되는 과정에서 무의식 중에 자동화가 되어버린 자신의 지식을 스스로 인식하기가 그렇게 어렵다는 뜻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개념을 크게 바라보면, 세대 갈등에도 적용된다고 봅니다. 기성세대들은 자식 세대들을 대할 때, 자신들이 성장해온 환경에 의해 체득된 자신들의 기본 기술이나 생각들을 자신이 얼마나 인지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현재의 10대~20대 초반 정도의 사람들은 읽을거리가 사방에 널려있는 환경 속에서 자랍니다. 그리고 그 읽을거리가 매일 매일, 아니 매 순간 타임라인 밖으로 사라지는 시대입니다. 이런 환경은 글을 짧고 빠르게 읽으라고 부추길 테고. 한 작가의 글 속에 몰입해 빠져드는 경험을 많이 접하기에 불리한 환경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세대 아이들에게 무작정 '다독'을 권하는 것은 위험한 조언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대로 아랫세대가 나보다 앞서간 사람의 도움을 구하고 싶다면, 김창준 님 말대로, 지식이 얼마나 많으냐는 것만 보지 말고, 스스로 자기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메타 인지 능력), 그리고 이를 잘 전달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인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서 골라야 한 것 같습니다.


추신. 그런데 제 스스로도 제 방 책장에 끝까지 읽은 책이 10%도 없고 그나마도 편중되어 있습니다. 독서 취향도 편식하는데 입까지 짧은거죠. 재밌다고 느끼는 책조차도, 읽고 싶은 책임에도 손을 안대고 있는게 많군요.;;


201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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