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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레또 Coloretto
컬러레또는 제가 좋아하는 디자이너인 미하엘 샤흐트(Michael Schacht)의 카드 게임입니다. 2명부터 5명까지 할 수 있는 게임이고, 게임 시간은 2~30분이면 충분합니다. 샤흐트의 게임 답게, 게임 규칙이 너무 간단해서 누구와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컬러레또 게임에는 7가지 색의 카드 9장씩 63장 있고, "+2"점 카드가 10장, 조커가 3장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줄카드 5장, 참조카드 5장, 종료 카드 1장이 들어있습니다. 만약 2명이 게임을 할 경우에는 2가지 색깔 카드를 빼고, 3명이 할 경우에는 1가지 색깔 카드를 빼고 합니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 모든 플레이어들은 서로 다른 색깔 1장씩 자기 앞에 깔아 둡니다. 그리고 인원수 만큼의 줄카드를 가운데 놓습니다. 그리고 남은 카드를 모두 섞어서 (색깔 카드, +2카드, 조커카드) 덱을 만들면 이제 게임 준비가 끝납니다.
자기 차례가 되면 다음 두 가지 중 한 가지 행동을 하면 됩니다.
1. 덱에서 카드를 하나 펼쳐서, 원하는 "줄"에 놓는다. (단, 이미 3장의 카드가 놓인 줄은 불가능)
2. 원하는 "줄"의 카드를 모두 가져간다.
간단하죠? 그래도 예를 들어보죠. 아래는 3인 게임 상황이라 가운데 3줄의 카드들이 보입니다.
위의 사진에서 가운데 3장의 줄 카드 오른쪽에 놓은 카드들이 보입니다. 위에서부터 첫번째 줄에는 노랑, 파랑, 초록 카드가, 두번째 줄에는 파랑, 주황 카드가, 세번째 줄에는 +2, 노랑 카드가 놓여져 있습니다.
만약 1번 행동을 한다면 덱에서 1장을 펼쳐서 그 카드를 두 번째 줄이나 세 번째 줄에 놓을 수 있습니다. (첫번째 줄은 이미 3장의 카드가 있기 때문에 안됩니다.)
만약 2번 행동을 한다면, 원하는 줄의 카드를 모두 가져가서 자기 앞에 색깔 별로 정리해서 놓아둡니다. 그리고 나서는 다른 두 사람이 모두 카드를 가져갈 때까지는 자기 턴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간단하죠? 이게 무슨 게임이냐구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수 계산 방법을 아직 설명드리지 않았습니다. 이 점수 계산법이 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게임이 끝났을때, "3종류의 색깔"은 점수가 되며, 나머지 색깔들을 모두 감점입니다. "+2" 카드는 그냥 1장 당 2점으로 계산합니다. 조커는 원하는 색깔의 카드로 계산합니다. 색깔 별로 모은 카드 수에 따라서 점수나 감점은 다음 표를 참고합니다.
역시 쉽게 예를 들어봅시다. 게임이 끝났을 때, 자신이 모은 카드가 아래와 같다고 합시다.
우선 가운데 희색의 "+2"카드 x 1장 = 2점입니다. 그 다음 앞에서 본 점수표를 참고해서 계산합니다. 주황색 카드 4장 = 10점이고, 노란색 x 4장 = 10점, 갈색 x 3장 = 6점입니다. 이제 나머지 색깔의 카드는 모두 감점입니다. 이때도 점수표를 참고합니다. 회색 3장(자세히 보시면 3장입니다.ㅋ) = 6점이니 -6 감점입니다. 따라서 총점은 22점입니다.
점수계산법에서 느끼셨겠지만, 색깔을 다양하게 모으면 감점을 많이 받게 됩니다. 따라서 자신이 모으고 싶은 색 3가지만 집중해야 하죠. 하지만 이 게임에서 카드를 가지려면 반드시 "줄에 놓인 모든 카드"를 가져와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죠. 이 게임의 재미는 이른바 "똥칠"에서 옵니다.
"똥칠"이란 누군가가 먹고 싶은 카드가 놓인 맛있는 줄이 있을 때, 거기에 그 사람이 같이 먹기 싫어할 카드를 붙여주는 것을 말합니다. 아마 상대방이 모으고 싶어하지 않을 색깔의 카드겠죠. 이 게임은 2가지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행동을 선택하기 전에는 먼저 "욕심을 부릴까, 여기서 만족할까"를 고민하게 됩니다. 현재 놓인 카드를 그냥 먹고 만족할 것인지, 더 많은 카드를 먹고 싶어서 덱에서 카드를 펼쳐서 깔 것인지 고민하는 거죠. 1~2장만 먹고 만족한다면, 생각보다 3종류의 색깔만 모으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고득점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죠.
만약 카드를 깔기로 했다면, 그 때는 카드를 펼치고나서 "어디에 놓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이때 우리는 주로 서로 어떤 색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살피게 되죠. 이 카드를 자신이 당장 가져갈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다른 사람들이 싫어할 상황을 만들면서 자신에게는 반가운 상황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 둘이 동시에 가능한게 가장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다른 사람들이 싫어할 상황을 만들게 됩니다.
간단한 카드와 간단한 규칙으로 이렇게 재밌는 게임을 만들다니 디자이너가 참 존경스럽습니다. 이 게임을 할 때마다 늘 상대방의 행동으로 피식 웃게 됩니다. 상대방이 어떤 선택을 해도 만족 못하게 만들기도 하고, 반대로 욕심 부렸다가 망하는 장면을 보면서 함께 낄낄 거리면서 즐기게 됩니다. 지더라도 즐겁죠. 물론 이 게임은 실력이 있습니다. 운과 실력이 한 6:4 정도라고 봅니다. 3~4명이서 하고, 카드 숫자를 파악하면서 매순간 확률적으로 유리한 선택을 해간다면, 훌륭한 머리 싸움 게임입니다.
보통 카드 게임들은 각자 자기 카드를 손에 감춰서 들고 있는 방식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컬러레또를 비롯한 샤흐트의 게임들은 서로의 정보가 모두 공개된 상태에서 진행되는 게임이 꽤 많아서 신기했습니다. 한자(Hansa), 골드!(Gold!), 모걸(Mogul)까지 모두 그랬습니다.
이런 게임 방식은, 게임 내에서 자기 패만 보면서 플레이해서는 안되고, 상대방이 뭘 가지고 있는지 계속 살피도록 유도합니다. 상대 상황을 살피고, 상대 행동을 예측해서, 자신에게 최선의 방법이나 상대에게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주는 행동을 찾아내게 만들죠. 즉, 혼자하는 게임이 아니라 늘 상대방과 함께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해주는 방식이죠. 혼자 하는 게임이라는 기분이 드는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매우 마음에 드는 방식입니다.
요약해보면 컬러레또의 장점은 1. 규칙 간단, 2.시간 짧고, 3. 휴대성 좋고, 4. 몇 명이든 재밌고, 5. 초보도 숙련자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언제든지 누구와도 즐겁게 할 수 있는 게임, 컬러레또를 전 늘 가방에 넣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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