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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게임 소개

콩깍리뷰: 시즌스 Seasons

게으른 지니 Lazini 2019.04.07 00:24

 

시즌스 Seasons

 

얼마전 처음으로 시즌스 본판을 즐겼는데,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마음에 들었던 부분들만 이야기해봅니다. 정확히는 연속으로 2판을 했고, 2명이서 했습니다. 100% 순도의 주관적 수다입니다.

 

우선 저는 테라 포밍 마스를 좋아하지 않고, 아그리콜라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수많은 카드"들 때문입니다. 그 수많은 카드들을 잘 모른다면, 게임에 대한 감이 없어서 사용할 카드를 고르는 것이 너~무 힘들더라구요. 익숙해지면 재미가 있을 거 같긴 하지만, 그 정도 실력의 단계까지 가는 것이 너무 괴롭다고 느껴져서 고통만 받고 다시는 안하게 됩니다.

 

먼가 아무런 가이드 없이 "너가 알아서 해봐"라고 던져놓는, 굉장히 불친절한 느낌을 받았달까요? 그러나 시즌스는 달랐습니다. (아콜과는 다르다, 아콜과는!)

 

 

첫째, 게임에서 사용하는 총 카드 종류가 적다. 10장 내외, 많아봤자 15장.

 

분명 이 게임도 카드 콤보가 핵심이고, 50종류나 되는 카드가 있습니다. 확장까지 넣으면 훨씬 늘어나겠죠. 하지만 이런 많은 카드 종류에 질려버릴 필요가 없습니다. 게임 내내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10장 정도 밖에 안됩니다. 이 10장만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하면 됩니다. 딱 적당한 카드 수였습니다.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았습니다.

 

 

둘째, 내가 게임 내에 사용할 카드의 90%를 게임 시작할 때, 확인하고 정한다.

 

시즌스는 시작할 때, 자신이 이번 게임에 사용할 카드 9장을 정하고 시작합니다. 또한 그 카드를 언제 내 손으로 가져올지 3장 단위로 정해둡니다. (1,2,3년차) 그렇기 때문에, 카드들 간의 콤보와 효과, 사용 순서 등을 미리 구상해서 배치해둘 수 있습니다.

 

처음 하는 게임이었고, 모두 처음 보는 카드였음에도 불구하고, "아, 이 카드는 후반에 쓰는게 낫겠지", "이 카드는 저 카드를 같이 쓰는게 효과적이겠네" 등을 생각해서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경험이 없어서 이런 판단의 질은 부족하지만, 최소한 내가 이런 "계획"과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기분 좋았습니다.

 

테이블이 부족할 테포마 카드의 압박...

 

제가 테라 포밍 마스를 처음 했을 때는, 처음 받은 수십 장의 카드에서 어떤 것을 골라야할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카드가 나올지 모르고, 덱에 어떤 카드들이 들어있는지도 모르고, 어떤 비율로 카드들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금 내가 카드를 고르는 기준을 세우는거 자체가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그에 비해 시즌스는 내가 이번 게임에서 사용할 거의 모든 카드를 정하고 시작하기 때문에 한결 전체적인 게임 구상을 내가 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물론 기본 룰 자체가 깔끔하게 단순하다는 점도 한 몫 했겠지만요.

 

 

셋째, 처음 하는 사람들을 위해 카드 사용을 단계별로 난이도를 설정해두었다.

 

맨 처음에는 본판에 있는 50종류의 카드를 하나도 모르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카드를 조합시키고, 콤보를 만들어야하는지 감이 부족하죠. 불친절한 게임들은 그런 감을 직접 게임을 하면서 익히라고 던져둡니다.

 

하지만 카드 간의 콤보와 조합이 게임에서 재미의 핵심이라면, 최소한 첫 게임에 재미를 살짝이라도 느끼게 해줘야 합니다. 본디 음식도 처음 먹었을 때, 맛을 전혀 못 느낀 음식을 다시 먹기는 어렵죠.

 

 

시즌스는 그런 배려가 있었습니다. "처음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4개의 카드 세트가 추천되어 있습니다. 음식점 매뉴에 써있는 "추천" 마크나 "코스" 요리 처럼요. 세트 별로 모두 맛이 매우 다르지만, 그 카드들 간의 조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게 생각보다 게임의 "첫 인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테라 포밍 마스도 초반에 기업별로 "초보자용 시작 카드 세트" 같은 게 있었으면 제가 좀 더 즐겁게 했을거 같네요.

 

© Susanne Nilsson

 

그 4개의 카드 세트의 맛을 모두 맛보았다면, 그 다음은 내가 직접 조합을 만드는 단계입니다. 이제는 30가지 카드를 모두 섞어서 9장씩 뽑고 드레프트를 통해, 나만의 9장을 그 안에서 만듭니다. 이 재료들을 가지고 어떻게 나만의 맛있는 요리를 만들까? 상상을 하면서 창조의 기쁨을 만끽하는 단계죠. (동시에 스스로의 바보성을 만끽하기도...)

 

그리고 나면 이제는 재료 종류를 늘려서 50가지 카드를 모두 섞어서 사용합니다. 좀 더 새롭고, 독특한 재료들이 들어가게 되는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사용할 재료는 9가지 뿐입니다. 부담스럽지 않아요.

 

 

전반적으로 간단한 게임 규칙 속에서, 매 게임마다 선택되는 시작 카드 9장이 만드는 새로움이 너무 좋습니다. 흔히 말하는 카드 콤보의 게임으로는 저에게 시즌스 정도의 카드 양이 부담스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내가 보지 못한 카드를 고려할 필요가 별로 없다는게 가장 큰 매력입니다. 재료 늘리지맛!

 

확장들도 궁금하긴 하지만, 너무 한 번에 복잡해지는 것이 싫으니, 일단은 본판 좀 더 오랫동안 즐기고 싶네요. 아, 물론 2인플만 할 겁니다. 3-4인플은 밸런스도 실망할 것 같기도 하고, 2인 게임이 속도감 빠르게 30분 내외로 끝나서 "한 판 더!" 외치기 좋은 것 같습니다.

 

 

※ 콩깍리뷰는 게임을 해보고 눈에 콩깍지가 씐 상태로 맘에 드는 부분만 주절거리는 레이지니의 주관적인 보드게임 소감입니다. 따로 저작권 표시가 없는 모든 사진은 보드게임긱에서 가져왔습니다.

댓글
  • 프로필사진 케빈 초보자 추천조합이라는 부분에 크게 공감합니다.
    테포마는 처음 시작할때 도통 이 카드가 후에 어떠한 이득을 줄지 전혀 감이 안오잖아요..
    근데 시작하자마자 카드를 사야합니다...이게 좋은지 나쁜지 어떻게 조합을 맞출지도 모르는채요..

    시즌스 곧 한글판 발매될거같은데 리뷰 읽으니 뽐뿌가 오네요..허허...
    2019.07.23 16:36
  • 프로필사진 게으른 지니 Lazini 그죠? 저도 그 부분이 테포마때 가장 힘들었어요. ㅠㅜ 시즌스가 딱 그런 저에게 맞춤형으로 느껴지더군요. 2019.07.23 16: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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