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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냐타는 멕시코에서 축제 때 만드는 사탕이 들어있는 인형입니다. 저는 직접 보진 못했습니다만, 이걸 눈을 가린 채로 방망이를 휘둘러 깨부순 다음 그 안에서 튀어나오는 사탕을 나눠 먹는 것이 일종의 전통 놀이라고 합니다.

이 인형에서 이름을 딴 게임인 피냐타는 벌룬 컵이라는 원작을 약간 개량하여 테마를 새로 씌운 게임입니다. 벌룬 컵은 2인 게임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었던 지라, 안 해볼 수 없었지요. 방망이로 인형을 깨부수는 쾌감을 이 게임에서도 느낄 수 있을까요?



이름 : Pinata #7 / 원작 Balloon Cup

디자이너 : Stephen Glenn

제작년도 : 2013 / 원작 2003

인원 : 2인

연령 : 8세 이상

시간 : 30분

분류 : 핸드 관리, 셋 컬렉션

보드게임긱 순위 : 1509 / 원작 750 (2016/8 기준)


게임의 목적은 같은 종류의 사탕을 모아 메달을 먼저 3개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사탕을 모으기 위해 카드를 피냐타 보드 양쪽에 번갈아가면서 카드를 놓게 됩니다. 카드는 8장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피냐타 보드는 1부터 4까지의 숫자로 되어 있고, 양면에 위를 향한 화살표, 아래를 향한 화살표가 있습니다. 이 위에 숫자에 해당하는 수의 사탕을 랜덤하게 꺼내 올려놓습니다.

이제 시작 플레이어부터 번갈아가면서 카드를 놓고 드로우하고를 반복합니다.



카드를 놓을 때의 규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한 쪽마다 피냐타 보드의 숫자만큼의 카드를 놓습니다. 4가 쓰인 피냐타 보드엔 한 플레이어쪽에 각각 4장씩 총 8장의 카드가 놓이게 됩니다.

2. 카드는 내 쪽에 먼저 놓습니다. 내 쪽에 다 놓은 후엔 그 보드의 상대편 쪽에도 놓을 수 있습니다. (변형 룰로, 언제든지 상대편 쪽에 놓을 수 있게 하여 플레이할 수도 있습니다.)

3. 카드의 색깔은 사탕과 일치해야 합니다. 위 사진을 예시로 들면, 3이 쓰인 피냐타 보드에 핑크 사탕 1개, 빨간 사탕 2개가 놓여 있습니다. 이 보드의 한 쪽엔 핑크색 카드 1장과 빨간 카드 2장이 놓여야 합니다. 흰색 카드는 와일드 카드로, 색깔을 무시하고 놓을 수 있습니다.

4. 마지막 카드를 놓을 때, 반대쪽 카드의 총합과 동률이 되도록 놓을 수 없습니다.



각 플레이어쪽에 정해진 숫자의 카드가 다 놓이면, 양쪽 카드의 숫자를 더합니다.

위를 향하는 화살표 (파란색) 면으로 놓인 피냐타 보드라면 더 높은 숫자를 놓은 쪽이 사탕을 모두 가져가고, 아래를 향하는 화살표 (주황색) 면으로 놓인 피냐타 보드라면 더 낮은 숫자를 놓은 쪽이 사탕을 모두 가져갑니다. 사탕이 비워지면 보드를 뒷면으로 뒤집고 사탕을 올린 후 계속 진행합니다.

사탕이 일정 수 이상 모이면 메달을 얻습니다. 메달 카드에 쓰인 숫자만큼 해당 색깔의 사탕을 모으면 메달을 차지합니다. 5개의 메달 중 메달을 먼저 3개 모으는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게임은 보시다시피 간단합니다. 카드를 놓는 규칙에 대해서만 배우면 누구든지 할 수 있습니다. 잔룰도 많지 않고 플레이 타임도 짧은 편입니다.

이렇게 간단한 게임이 재미있으려면 결국 플레이어들이 의미있는 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게임은 그런 점에선 합격입니다. 어느 사탕을 가져와야 할지, 가져오기 위해 좋은 카드를 내려놓을지 아니면 아낄지, 상대방이 노리는 보드에 맞불을 놓을 것인지 피해갈 것인지 등, 생각보다 고민할 요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가볍습니다. 승리 조건이 메달 3개를 먼저 모으는 것일 뿐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다양한 전략이 나타나기가 힘듭니다. 디자이너 스테픈 글렌도 이를 인지했는지, 벌룬 컵에서 피냐타로 업데이트하면서 추가한 것 중 하나가 와일드 카드입니다. 와일드 카드가 등장하면서 게임이 조금 더 다채로워지긴 했지만, 그만큼 운적 요소가 강해졌습니다.

변형 룰을 통해 항상 상대방 쪽에 카드를 놓을 수 있도록 플레이하면 상호 작용이 강해지긴 하지만, 내가 안 좋은 카드를 가지고 있어도 상대편 쪽에 놓을 수 있게 되기 때문에 긴장감이 떨어집니다. 이런 부분에선 기존 룰이 낫습니다.

따라서 이 게임은 다른 2인 카드 게임, 즉 로스트 시티, 배틀 라인 등에 비해선 깊이가 부족하고, 리플레이성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이 게임이 로스트 시티 등의 게임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테마와 컴포넌트, 아트웍입니다.

비록 테마를 잘 입힌 게임은 아니지만, 어쨌든 사탕 인형은 유적 탐험이나 전쟁보단 귀여운 테마이고, 아트웍도 훨씬 화사합니다. 특히 사탕 모양의 나무 토큰이 정말 잘 만들어졌습니다. 한 웅큼 쥐어서 먹고 싶게 생겼어요.

그래서인지 이 게임은 여자친구가 '사탕 게임'이라고 부르며 종종 하자고 하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이게 재밌는게, 로스트 시티는 제가 하자고 해서 하면 재밌어 하지만, 절대 먼저 하자고는 안 하거든요. 비 보드게이머에겐 게임성도 중요하지만, 그걸 어떻게 잘 포장하느냐도 중요합니다.



이 게임은 반복적으로 매일 몇 판씩 꾸준히 할 게임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류의 게임은 커플 및 가족 게이머들에겐 그 나름의 가치가 있습니다. 쉽고 아기자기한 2인 게임을 찾으신다면 한 번쯤 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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