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저나 여자친구나 보드 게임 경험이 아주 많진 않습니다. 여자친구랑 본격적으로 보드 게임을 하기 시작한 건 작년 10월이더라구요. 크게 관심은 없는데 재밌어는 합니다. 요새는 자긴 무슨 게임이 재밌었는지도 이야기하고, 먼저 하자고 하기도 합니다.

이런 저런 게임하면서 취향도 알아가는 것 같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아서 좀 풀어볼까 합니다. 마침 한글화도 되었고요.



이름 : 등불축제 (Lanterns: The Harvest Festival) #4

디자이너 : Christopher Chung

제작년도 : 2015

인원 : 2-4인

연령 : 8세 이상

시간 : 30분

분류 : 타일 놓기, 셋 컬렉션 

보드게임긱 순위 : 617 (2016/7 기준)


플레이 하는 법은 간단합니다.

시작 타일을 놓는데 선이 앉아 있는 방향이 빨간색을 가리키도록 놓습니다.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타일의 각 면을 바라보고 앉습니다. 각자 호수 타일 3개씩을 받고 정해진 인원수에 따라 호수 타일, 헌상 타일, 등불 카드와 총애 타일을 세팅합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3가지 행동을 합니다.

1. 총애 타일 2개를 지불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등불 카드 한 장을 원하는 등불 카드로 바꿉니다. (선택)

2. 알맞은 등불 카드들을 내고 헌상 타일을 가져옵니다. (선택)

3. 호수 타일 하나를 내려놓고 하나를 새로 드로우합니다. (필수)

등불 카드와 총애 타일을 가져오려면 호수 타일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기존에 놓여 있는 호수 타일에 붙여서 새 호수 타일을 내려놓는데 내려놓는 방향에 따라서 등불 카드를 받습니다. 저를 바라보고 있는 색깔의 등불 카드는 제가 가져가고, 상대방을 바라보고 있는 색깔의 등불 카드는 상대방을 줍니다.

여기서 추가적으로 등불 카드와 총애 타일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기존의 호수 타일과 색깔을 마주 보도록 놓으면 됩니다. 이렇게 마주보게 놓았을 때 두 호수 타일 중 하나에 인어, 용, 팬더 등 그림이 그려져 있을 때 총애 타일을 가져오게 됩니다. 한 번에 여러 개의 호수 타일과 색깔이 맞게 되면 등불 카드와 총애 타일을 여러개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모은 등불 카드들을 헌상하여 헌상 타일을 받으면 됩니다. 같은 색의 등불 카드 4장, 같은 색의 등불 카드 2장씩 3 묶음, 서로 다른 색으로 된 7장의 등불 카드가 세트이며, 이 세트를 낼 때마다 해당되는 헌상 타일을 받습니다. 카드가 많이 필요한 세트가 점수가 높습니다. 헌상 타일은 먼저 가져올 수록 점수가 높기 때문에 빠르게 가져와야 합니다.

호수 타일을 다 깔면 각자 한 턴을 더 한 후 게임이 종료됩니다. 이 때 득점한 헌상 타일의 점수로 승부를 가립니다.


 

저는 이 게임을 스플렌더와 많이 비교합니다. 난이도나 깊이나 플레이 타임도 비슷하고 주 점수 수단이 셋 컬렉션인 것도 닮았습니다. 그리고 이 게임은 스플렌더와 비교했을 시 분명한 강점이 있습니다.

일단 눈에 띄는 건 컴포넌트와 아트웍입니다. 타일들이 전반적으로 이쁘고 질이 좋습니다. 총애 토큰도 나무로 되어 있어 집는 맛이 납니다. 스플렌더는 보석 칩의 퀄리티가 끝내주지만, 카드의 복사 붙이기 아트웍은 그저 그렇거든요. 게임이 끝난 후 타일이 깔린 책상 위를 보고 있으면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상호 작용이 적당하면서도 부정적이지 않은 것도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스플렌더는 바닥의 카드를 선점하는 것 외엔 별다른 상호 작용이 없습니다. 카드 보관 능력을 사용한 일시적인 견제 정도만이 전부죠. 하지만 등불축제는 내가 타일을 깔 때 상대방에게도 카드를 줘야 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상호 작용이 강합니다. 게다가 등불 카드의 숫자엔 제한이 있기 때문에, 타일을 신경써서 놓는다면 나는 카드를 2~3장을 가져가면서 상대방은 한 장도 못 받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상호 작용이 카드를 빼앗아오거나 제거하는 형태가 아니기에, 감정이 상할 여지도 적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턴 진행이 직관적이지 못합니다. 순서를 보시면 총애 토큰을 먼저 사용하고, 헌상을 먼저 한 후에 타일을 놓게 되어 있습니다. 카드를 받아 -> 점수를 낸다가 아닌, 점수를 내고 -> 카드를 받는다라서 여자친구가 처음에 햇갈려 하더군요. 밸런스적인 이유로 인한 결정이겠지만 룰을 가르치는 입장에선 아쉬운 부분입니다.

또 타일 놓기 게임이 다 그렇지만 타일 운이 따라주는 쪽이 유리하게 게임을 이끌어가는 경향은 있습니다. 저는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는 성격이지만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스플렌더가 지겨워질 때쯤 한 번 해보세요. 좋은 가족 게임을 기대하신다면, 충분히 만족하실 겁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