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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프 & 인쉬 (GIPF and YINSH)


2인용 전략 게임으로 유명한 기프 시리즈 중에서, 첫 작품인 기프(GIPF)와 현재 추상 전략 보드게임 순위 1위의 인쉬(YINSH), 두 가지 게임과 나머지 4개(드본, 제르쯔, 퓐크트, 탐스크)를 HAVEN에서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프 시리즈는 총 7개인데, 모두 크리스 범(Kris Burm)이라는 디자이너 한 분이 만든 게임입니다. 이 기프 시리즈 모든 작품에 대한 소개는 기프 코리아(GIPF KOREA) 사이트를 참고하면 좋습니다.


모든 게임의 규칙은 정말 간단합니다. 기본 규칙은 거의 바둑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들은 모두 한 게임에 30분이면 할 수 있어서 매우 가볍게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절대 게임에서 이기는 것이 만만치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현대적인 감각의 바둑"이라고 느껴집니다. 아래는 제가 플레이하고 느낀 간단한 소감입니다.



1. 기프 (GIPF)


기프(GIPF)의 기본 규칙은 아래 사진과 같은 판에서 각자 자기 차례에 태두리에 있는 검은 색 원에 자기 말을 놓고, 판 안쪽으로 한 칸 밀어 넣습니다. 밀어넣는 쪽에 말이 있으면 줄줄이 한 칸씩 밀려납니다.



그 리고 만약 같은 색깔로 4개의 말이 직선으로 일렬로 이어지면, 그 직선상에 붙어있는 모든 말은 그 같은 색 4개 말의 주인이 가져갑니다. 이런 식으로 자기 말을 회수하면서 상대말을 뺏아옵니다. 게임은 자신의 차례에 놓을 말이 없는 사람이 패배합니다.


시작할 때 깔리는 3개의 말을 기프말로 사용해서 조금 더 전략적이게 하는 표준 규칙이 있는데, 이는 기본 규칙이 익숙해지면 하는게 좋아 보였습니다.


이 런 간단한 룰이기에 쉬워보일지 모르겠지만, 게임을 해보니 신기하게 수읽기가 중요하고, 또 조금 유리하다고 방심할 수 없는 게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래에 설명할 인쉬보다는 조금 더 다음 수를 읽는 것이 쉬워서 좋았습니다. 특히 바둑에서 실력 차이를 미리 돌을 깔고 두는 방식으로 조절할 수 있듯이, 서로 가지고 시작하는 말의 갯수를 조절하는 걸로 실력 차이가 나는 사람과도 할 수 있다는 점도 매우 큰 장점이었습니다.


※ 초반의 3개의 말을 "기프말"로 사용하는 표준 규칙으로 플레이하게 되면, 게임이 좀 더 전략적이게 되고, 굉장히 한 수 한 수가 신중하게 되면서 어려워진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동시에 기본 규칙에 비해서 좀 더 목표가 뚜렷해지면서 전략의 방향성이 좀 더 뚜렷하게 느껴지는 점이 좋더군요. (보통말보다 기프말을 노리게 되고, 기프말을 지키기 위해 집중하게 됩니다.)


2. 인쉬 (YINSH)


인쉬(YINSH)는 오목과 오델로의 요소가 들어있는 게임입니다. 규칙은 두 사람이 각자 흰 색과 검은 색 링 5개씩을 보드판에 놓고 시작해서, 서로 자기 차례에 자기 링 하나를 이동시키면서 게임이 진행됩니다.


링 이 이동하면 링이 있던 자리에 자기 색으로 말을 놓고(이 말은 앞뒤 색이 다릅니다.), 직선으로 빈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데, 만약 이동하다가 어떤 말들을 뛰어넘으면 그 말들은 모두 뒤집히면서 색깔이 바뀝니다. 링은 뛰어넘을 수 없습니다.



게 임은 자기 색깔의 말 5개이 일렬로 늘어지면, 그 5개를 보드판에서 제거하고 자기 색깔 링 1개를 게임에서 제거합니다. 게임은 먼저 링 3개를 제거한 사람이 승리합니다. 따라서 앞서가는 사람은 링이 줄어드는데 그러면 게임에서 불리해지기 때문에 승패가 쉽게 확정되지 않습니다.


게임을 실제로 플레이해보니 규칙은 분명 간단합니다만, 생각보다 수읽기가 처음 하는 사람에게는 쉽지 않습니다. 아무레도 뒤집히는 효과를 예측하는게 낯설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때문에 초보자 둘이 하면 자기가 이기고도 어떻게 이긴 건지 잘 모를 수 있어 보입니다. 첫 플레이에서 저는 3번 연속으로 했는데 조금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기프보다는 조금 더 걸릴 것 같았습니다. 다만, 하면 할 수록 실력이 금방 생기면서도 계속 빠져들 수 있는 게임 같았습니다. 보드게임긱에서 추상 전략 게임으로 최고로 칭송받고 있는 이유는 아마 그만큼 수읽기가 굉장히 깊어질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두 게임 모두 사서 플레이해보니, 예상 못했는데 인상적이었던 것이 사용하는 말이 참 만지는 감촉이 좋습니다. 상당히 고급스럽게 신경쓴 것 같더군요. 마치 바둑 둘 때 장고하면서 바둑돌을 만지작 만지작~ 하는 것처럼, 이 말들을 잘그락 잘그락 만지는 느낌이 매우 기분 좋았습니다.


※ 현재 두 게임 모두 새 제품은 구하기는 조금 어려울 수 있는데, 중고는 적절한 가격만 부르면 국내에서 구하기 어렵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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