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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스 Ebbes


에베스(Ebbes)는 카드로 하는 트릭 테이킹(Trick-taking) 게임입니다. 3~5명이서 할 수 있는 게임이며, 게임 시간은 규칙대로 할 경우 45분 정도 걸립니다. 하지만 원한다면 기준이 되는 점수나 라운드를 바꿔서 더 짧게 할 수도 있고, 더 길게 할 수도 있습니다.


리뷰를 하기 전에 살짝 고백하자면 저는 이 게임을 구하질 못했습니다. 딱 한 판만 실제 에베스 카드로 해봤네요.(ㅠㅠ) 국내에서 구하기가 어려운 게임입니다. 다만, 에베스 규칙을 살펴보니 슈티헤른(Sticheln) 카드를 이용하면 동일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그렇게 자주 플레이 했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은 게임 박스를 언젠가 구입하고 싶네요.


트릭 테이킹 게임에 대한 설명은 다른 링크를 참고하시고, 여기서는 이 에베스라는 게임의 특징들만 소개하려 합니다. 이 게임의 특징은 색깔 별로 특징이 결정되는 방식과 그와 관련된 점수 계산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씩 설명해보죠.




우선 게임 구성품은 기본적으로 75장의 카드(5가지 색 1~15), 색깔 지정 카드 5장, 숫자 지정 카드 15장, 점수판, 그리고 플레이어별로 점수 마커 5개와 참조표 5장입니다. 디자이너가 자기 고국에 대한 애정을 듬뿍 게임 속에 담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작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인지 잘 모르겠네요.; 팔라티누스(Palatine)가 그 나라 언어인 것 같은데...) 점수판도 지도로 되어있고, 그 지역과 관련된 아이콘들로 5가지 카드 색깔의 모양을 정해놓았더군요.



게임은 5가지 색(Color) 혹은 수트(Suit)가 있는 일반적인 트릭 테이킹 게임입니다. 선이 낸 카드의 색깔을 따라가야 한다는 "리드 수트" 규칙이 있으며, 리드 수트보다 강한 색깔인 "트럼프(Trump)"도 존재합니다. 트릭 테이킹 게임을 한 번이라도 해본 적 있다면, 에베스 규칙을 굉장히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단, 에베스에서는 5가지의 색깔이 각각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그 색깔 별 특징이 "게임 진행 도중에 결정된다"는 점입니다. 카드를 모두 섞어서 모두에게 골고루 나누어주고, 선을 정합니다. 그리고 "숫자 지정 카드 5장(1부터 5까지)"를 섞어서 한 장 펼칩니다. 이 펼쳐진 숫자가 "중요한 숫자"를 가리킵니다. 게임 중간에 이 숫자 카드가 나올때, 그 카드의 색깔이 순서대로 "트럼프", "플러스", "에베스", "마이너스", "질츠"로 결정됩니다.


무슨 말인지 예를 들어보죠. 만약 이번 게임의 "중요한 숫자"가 "2"였다고 해봅시다. 그리고 선이 "파란색 5"를 내면서 게임이 시작됐다고 해보죠. 그랬을 때, 다음 사람이 만약 "파란색 2"를 냈다면, 그 즉시 "파란색"은 "트럼프"가 됩니다. 그 표시로 파란색 표시 카드를 "1번 트럼프" 칸에 놓습니다.


그리고 게임이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 또 어떤 색이든 "2"가 나오게 된다면, 그 즉시 그 색깔은 "플러스"가 됩니다. 플러스가 된 색깔의 카드는 1장 당 +1점입니다. 점수 카드죠.


그리고 세 번째로 나온 "2"카드의 색은 "에베스"가 됩니다. 에베스가 된 색깔의 카드는 독특한 점수 카드인데, ebbes의 의미는 "약간"이란 뜻입니다. 에베스 카드는 어중간하게 먹어야만 합니다. 에베스 색깔 카드를 가장 많이 먹은 사람과 가장 적게 먹은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3점을 얻습니다. 만약 한 사람이 모든 에베스 카드를 다 먹었다면, 아무도 에베스 점수를 얻지 못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튀지 말고 중간만 가자!"라는 전략이 필요한 카드죠.


그리고 네 번째 "2"카드는 "마이너스" 색깔을 결정합니다. 플러스와 반대입니다. 마이너스 카드는 1장 먹을 때마다 -1점인 카드가 됩니다.

그리고 자동으로 마지막까지 남겨진 색깔은 "질츠"로 결정됩니다. 질츠는 가장 많이 먹은 사람이 "다음 게임에서 시작하는 사람"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진행중인 게임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죠.



게임이 진행되면서 뒤늦게 내가 먹은 카드의 가치가 결정되는 것도 상당히 재밌는 상황들을 많이 발생시킵니다. "너 그게 무슨 카드가 될 줄 알고 그렇게 많이 먹냐~?"라는 말을 던지면서 상대방이 많이 먹은 카드를 마이너스 카드로 만들어버리거나, 마지막에 에베스 카드 1장을 먹은 걸로 +3점을 얻게 되거나, 게임 중간 중간 예측못했던 상황이 만들어지면서 웃음을 줍니다.


다만, 처음 시작할 때, 그 게임의 "중요한 숫자" 카드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전체적으로 게임을 좌지우지하게 되는데, 이런 요소를 줄이고, 좀 더 전략적으로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서 각자 "중요한 카드"를 돌아가면서 결정하도록 하는 변형 규칙이 있습니다. 이 규칙을 적용할 경우, 게임이 상당히 공정해집니다.


또 다른 변형 규칙으로는 색깔 별로 더 많은 카드를 가지고 게임을 진행할 수 있게 하는데, 이 경우 색깔 별 특징들이 결정되는 것이 좀 더 늦어지기 때문에, 트릭을 먹을 때 좀 더 많은 위험 부담을 떠안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에베스는 규칙이 간단하고, 운과 실력의 비율이 적절히 섞여 있어서, 초심자도 숙련자도 함께 즐길 수 있을만한 게임입니다.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워서 많은 사람들이 즐기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슈티헤른 카드는 구하기 쉬우니, 이를 이용해서 색깔 별 "특징"만 표시할 수 있게 해두면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슈티헤른의 0카드를 색깔 지정카드로 쓰고, 회색을 모두 숫자 지정카드로 쓰면 됩니다.)


독특한 트릭 테이킹 게임이라, 트릭 테이킹 게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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