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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 Gold!


골드(Gold!)는 제가 좋아하는 디자이너 "미하엘 샤흐트"의 카드 게임입니다. 2~3명이 할 수 있는 게임이며, 게임 시간은 20분 정도 걸립니다. 2명이 해도 재밌고, 3명이 해도 재밌습니다. 60장의 카드만 사용하는 게임이라 매우 휴대성도 좋죠.


게임의 일러스트나 분위기로 봐서는 가벼운 게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게임은 실력 차이가 드러나게 되는 꽤나 전략적인 게임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디자이너인 "샤흐트"가 만든 게임이라, 역시 매우 간단한 규칙을 자랑하면서 강한 상호작용을 담고 있습니다.




카드는 총 6가지 색깔마다 금화 7개, 당나귀 3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당나귀 카드는 숫자가 "-2"이며, 금화 카드는 3카드가 2장, 나머지 4부터 8까지는 1장씩 있습니다. 만약 2명이 게임을 할 경우, 색깔별로 당나귀 카드 1개씩 빼고 합니다. 아래 사진은 빨간 색깔 카드 총 10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임 준비는 각자 서로 다른 색깔로 당나귀 카드 1장씩 자기 앞에 놓고, 나머지 카드를 모두 섞어서 덱을 만듭니다. 덱에서 2장을 보지 않고 빼두고, 가장 당나귀처럼 생긴 사람부터 게임을 시작하면 됩니다. (서로 먼저 안하겠다고 하겠군요.^^) 이 게임은 서로의 카드를 모두 공개한 상태에서 진행합니다. 손에 카드를 들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시작하면 우선 덱에서 5장의 카드를 가져와서 가운데 펼칩니다. 그 다음 자기 턴에 다음 3가지 행동 중에 1가지를 하면 됩니다.


1. 가운데 놓인 카드 중에서 가장 낮은 숫자 카드 하나를 가져온다.

2. 자신의 금화 카드와 가운데 놓인 금화 카드를 교환한다. (단, 자기 금화보다 낮은 숫자의 금화만 가능)

3. 자신의 당나귀 카드와 가운데 놓인 금화 카드를 교환한다. (당나귀와 바꿀 수 없음)


이 3가지 밖에 할 수 있는 행동이 없습니다. 간단하죠? 예를 들어봅시다. 아래 사진은 모바일 앱으로 골드!를 플레이하는 장면입니다.



우리가 아래쪽 사람이라고 해봅시다. 위에서 말한 1번 행동, "가장 낮은 숫자를 가져오기"를 한다면, 양 끝에 놓인 녹색과 주황색 당나귀 카드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2번 행동, "금화끼리 바꾸기"를 한다면, 여러가지가 가능한데, 가지고 있는 빨간색 7과 가운데 있는 보라색 6을 바꾸는 것도 가능한 한 가지입니다. 현재 5,6,7카드가 있으니 가운데 있는 4와 6을 교환으로 가져오는게 가능합니다. 그러나 가운데 있는 8은 가져올 수 없겠죠. 가운데 있는 금화 8을 가져오려면, 3번 행동, "당나귀와 금화 바꾸기"를 해야합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파란 당나귀와 가운데 놓인 금화 3개 중 원하는 것과 바꿀 수 있겠네요.


자, 이제 점수를 얻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자기 앞에 있는 카드들은 아직 점수가 아닙니다. 점수가 되려면, "같은 색깔의 카드가 3장"이 되어야 합니다. 한 색깔이 3장 모이는 순간, 그 3장은 뒤집어서 따로 쌓아둡니다. 이렇게 뒤집힌 카드들의 숫자가 모두 점수입니다. 그리고 그 즉시 "뺏기"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한 색깔 카드를 3장 모아서 뒤집는 순간, 방금 뒤집은 카드의 색깔이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색깔이 아닌 카드 1장을 상대방으로부터 뺏아올 수 있습니다. 아까 설명했던 사진을 다시 봅시다.



아래쪽 사람은 빨간색 카드를 2장 가지고 있습니다. 아래쪽 사람 차례가 되었다고 치고, 가지고 있던 파란색 당나귀 카드와 가운데 있는 빨간색 8카드를 교환했다고 합시다. 그렇게 되면 빨간색 카드 3장을 모두 뒤집어서 점수로 만듭니다. 그리고 나서, 상대방으로부터 카드를 1장 뺏아옵니다. 뺏아올 수 있는 상대 카드는 "보라색 -2", "주황색 3" 뿐입니다. 나머지 카드는 모두 이미 가지고 있는 색깔의 카드이거나 방금 점수로 만든 색깔이기 때문이죠.


이해가시나요? 이 뺏기가 이 게임에서 가장 강력한 행동입니다. 내 점수를 얻으면서 동시에 상대방 카드를 뺏아온다는 건, 점수 차이를 크게 벌어지게 만들죠.


이 게임은 턴 순서도 중요합니다. 가운데 5장의 카드가 처음에 깔리지만, 그 5장의 카드가 모두 사라져야만 새로운 5장의 카드가 깔립니다. 하지만 행동 3가지를 잘 살펴봅시다. 첫번째 행동을 제외한 나머지 두 행동이 모두 "카드 교환"이기 때문에 가운데 놓인 카드 수를 바꾸지 않습니다. 따라서 첫번째 행동이 "5번"나와야만 새로운 5장의 카드가 깔리게 되죠.


다들 자기 차례에 새로운 5장의 카드가 깔리길 바랍니다. 그래야 좋은 카드를 먼저 가져갈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서로 더 좋은 차례를 얻기 위한 카드 교환을 하게 됩니다. 턴 순서를 조정하는 거죠.


기본적으로 당나귀 카드는 매우 유용합니다. 자기 차례에 원하는 카드가 깔려도, 그 높은 카드를 가져가려면 어떤 금화와도 교환할 수 있는 "당나귀" 카드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 당나귀 카드는 턴 순서를 조절할 때도 유용합니다. 하지만 당나귀 카드는 점수로 만들면 "-2"로 감점입니다. 그래서 당나귀는 가지고 있다가 점수화 하기 보다는 좋은 금화와 바꾸는데 사용해야 하죠.


반대로 가장 골치아픈 카드는 "금화 3카드"입니다. 같은 색깔 3장을 모으면서 점수로 만들때 상대방의 카드를 뺏아오려면, 내가 그 카드의 색깔을 가지고 있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서 특정 색깔의 카드를 일부러 버리는 행동이 종종 필요한데, 금화 3카드는 결코 버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금화 3보다 낮은 숫자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금화 카드들은 자기보다 낮은 금화랑 바꾸면서 버릴 수 있습니다.


역으로 말하면 상대방이 금화 3을 가지고 있는 색깔안전한 색깔이라는 뜻입니다. 상대에게 빨간색 3이 있다면 내 빨간색 카드는 당분간 뺏길리 없기 때문에 안전한 거죠.



게임은 덱에 있는 카드가 모두 사용되면 끝납니다. 그리고 게임이 끝나면 마지막으로 "추가 점수"가 있습니다. 자기 앞에 놓여있는 카드들을 색깔 별로 숫자를 더해서, 6가지 색깔 별로 합이 가장 높은 사람그 색깔 카드 1장을 뒤집어서 점수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마지막 추가 점수 때문에 게임 마지막에도 상당한 서로의 수읽기 싸움이 벌어집니다. 마지막 상황은 조금 깊이 생각하면 "정답"이 존재합니다. 마치 바둑에서 "귀에서의 사활" 문제 같달까요.


마지막으로 이 게임의 단점이라면, "색약"과 "색맹"을 위한 배려가 없는 카드 디자인입니다. 6가지 색깔을 사용하는데, 색약인 사람들로서는 매우 구분하기 힘들다고 하더군요. 이왕이면 색깔별로 카드 일러스트를 조금이라도 다르게 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요약해보면, 골드!는 굉장히 공격적인 카드 게임 입니다. 서로 상대방의 카드를 뺏으려고 시도하며, 상대방의 행동을 예상해서 그 행동에 대응하는 식으로 서로 물고 물리는 수읽기가 상당히 깊습니다. 치열하게 상대와 진검 승부를 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둘이나 셋이서 어디서든 짧게 할 수 있는 최고의 게임, 골드!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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