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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음식(Scharfe Schoten)


매운 음식은 익살맞은 일러스트의 카드로 구성된 트릭 테이킹(Trick-taking) 게임입니다. 매운 음식이 다른 트릭 테이킹 게임들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요소가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게임인 것 같습니다. 3~4인용 게임이며, 게임 시간은 3~40분 정도입니다. 저는 3인 게임과 4인 게임의 느낌이 조금 달랐습니다. 게임 규칙과 감상을 간단히 정리해보겠습니다.




우선 게임의 테마는 매운 음식!이지만, 안타깝게도 게임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그래도 카드 일러스트를 이렇게 이쁘게 만들어준 것이 게임 하면서 기분 좋게 만들어줍니다. (겨자를 왜 하필 똥덩어리 같이 그려놨을까...ㅋ)



게임의 구성품은 위의 사진에 나온 카드들과 토큰입니다. 4가지의 매운 음식(고추, 겨자, 와사비, 후추)이 카드의 색깔을 의미하며, 각 색깔 별로 1부터 12까지 있어서 총 48장의 카드와 4종류의 매운 음식 토큰 4세트(총 16개), 그리고 각 색깔 4가지를 표시하는 카드 4장과 회색 숫자 카드 1부터 12까지 12장이 게임의 모든 구성품입니다.


이 중, 48장의 카드는 중요한 점이 뒷면에 카드 색깔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 게임은 상대방 플레이를 예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게임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상대방 손에 있는 카드가 현재 어떤 색깔의 카드들이 몇 장씩 남아있는지 뻔히 서로 알 수 있습니다.



게임 규칙은 기존 트릭 테이킹 게임의 기본 규칙을 따릅니다. 선이 낸 카드의 색깔의 카드가 자기 손에 있으면 무조건 내야합니다. 만약 없다면 원하는 카드를 낼 수 있습니다. 보통 트릭 테이킹 게임을 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에러플이 이 규칙을 어기는 경우인데, 이 게임에서는 최소한 그런 걱정은 없습니다. 상대방이 그 색깔의 카드를 가지고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있으니까요.


이 게임에서 트릭을 이기는 카드는 다음과 같은 규칙을 따릅니다.


1. 슈퍼 트럼프 카드는 일반 카드를 이긴다.

2. 강한 색깔의 카드가 약한 색깔의 카드를 이긴다.

3. 높은 숫자의 카드가 낮은 숫자의 카드를 이긴다.


슈퍼 트럼프 카드와 색깔 간의 강함은 라운드 시작 전에 결정합니다.



위의 사진과 같이 회색 숫자 카드 12장을 섞어서 무작위로 4장을 색상 카드 4장 위에 각각 올려서 겹쳐둡니다. 이 색깔 위에 올려진 숫자는 색깔들 간의 강세를 결정합니다. 위의 사진 같은 경우는 "노란색(겨자) > 검은색(후추) > 녹색(와사비) > 빨간색(고추)"가 되겠네요.


그리고 위의 숫자들과 색깔들은 동시에 "슈퍼 트럼프" 카드 4장을 결정합니다. 슈퍼 트럼프 4장과 그 강세는 "노란색 12 > 검은색 11 > 녹색 6 > 빨간색 4"이 됩니다. 이 슈퍼 트럼프 카드는 언제나 일반 카드들을 이깁니다. 그들 끼리는 숫자가 큰 녀석이 더 강하죠.


그럼 이제 게임에서 무엇을 해야 이길 수 있는지 알아봅시다.



4명이 게임을 할 경우, 각자 10장의 카드를 받고, 슈퍼 트럼프들을 결정합니다. 그리고 나서 토큰들을 사용해서 각자 자신이 이번 라운드에서 "가장 많이 먹을 색깔과 가장 적게 먹을 색깔"을 정해서 동시에 서로 공개합니다. 자신의 이번 라운드 플레이를 예측하는 거죠.


게임 종료시 점수 계산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맞은 예측 1개마다 5점을 받는다. (하지만 동률로 맞은 거라면 3점을 받는다.)

2. 두 예측 모두 맞았을 경우, 그 두 색깔의 카드 장수 차이만큼 추가 점수를 받는다.


예를 들어서 노란색을 가장 많이, 녹색을 가장 적게 모으기로 했다고 해봅시다. 만약 게임 종료했을 때 자신이 모은 카드가


노란색 4장,

빨간색 4장,

검은색 3장,

녹색 1장


이라면, 노란색은 맞췄지만 빨간색과 동률이므로 3점을 받고, 녹색은 맞췄으니 5점을 받습니다. 그리고 두 예측 모두 맞췄으니 노란색 4장 - 녹색 1장 = 3장이므로 추가로 3점을 얻습니다. 따라서 받는 점수는 11점이 됩니다.


다른 예로 한 번도 트릭을 먹지 않아서 모은 카드가 한 장도 없다면, 두 예측 모두 동률로 맞춘 것이니 총 6점을 받습니다.



위의 사진이 4명이 플레이하는 테이블 상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서로 자신의 카드의 뒷면을 공개하고 있고, 서로 자신이 어떤 카드를 많이 모을 생각인지, 어떤 카드를 적게 모을 생각인지 공개하고 있으며, 서로 자신이 현재까지 모은 카드가 색깔 별로 몇 장인지 공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게임에서 이기려면 2가지 판단이 필요합니다. 첫째는 라운드 시작할 때, 현재 슈퍼 트럼프와 색깔의 강세, 그리고 상대방들의 카드 분포와 내 카드를 봤을때, 내가 어떤 색깔을 모으기 쉽고 어떤 색깔을 안모으기 쉬울 것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둘째, 서로 어떤 카드를 모으거나 피하는지 알기 때문에, 게임 중 상대방이 어떤 카드를 내려고 할 것인가를 어느 정도 판단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4명이 게임을 했을 때는 10장씩 받고, 3명이 게임을 할 때는 12장씩 받는데, 이 때문에 꽤 게임의 느낌이 달랐습니다. 4명이 할 때는 트릭 수가 적고, 누군가 특정 색상의 카드가 매우 적은 경우가 자주 발생해서 위의 첫번째 판단이 좀 더 중요하고, 3명이 할 때는 트릭 수가 많고, 대부분 4가지 색깔의 카드를 고르게 가지고 시작하는 편이라 두 번째 판단이 더 중요한 것 같았습니다. 물론 둘 다 필요하지만요.


이 게임은 카드 카운팅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공개되지 않는 카드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위의 사진에서 슈퍼 트럼프 표시 아래에 색깔별로 뒷면이 놓여진 카드들이 있습니다. 이는 찬장(Cupboard)이라고 하며, 각자에게 처음 카드를 분배한 이후, 남은 카드를 놓아두는 곳입니다. 찬장에 있는 카드들은 매 트릭을 이기는 사람이 1장씩 원하는 것을 가지고 가게 됩니다. 보통 자신이 많이 모으려는 색깔의 카드를 가져가죠. 하지만 앞면은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카드 카운팅이 한계가 있죠.


아직 제가 전략을 제대로 파악 못해서 예측한 대로 게임이 진행된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좀 더 게임을 해보면서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는 방법을 익히면 실력이 좀 늘까 싶네요. 아직 잘 감이 오지 않았지만 좀 더 파보고 싶은 게임입니다.^^


* 모든 사진은 보드게임긱(https://www.boardgamegeek.com/boardgame/153480/scharfe-schoten)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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