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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카손 확장 - 상인과 건축가 Carcassonne Expansion - Traders & Builders


상인과 건축가는 제가 예전에 소개했던 카르카손의 2번째 확장판입니다. (지난 글: 카르카손+확장 - 여관과 대성당) 확장이기 때문에 카르카손 기본판이 있어야만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게임 시간은 타일이 늘어나기 때문에 기존 게임보다 10분정도 늘어나는데, 실제로 신판의 미니 확장(강 타일과 수도원장), 1번 확장(여관과 대성당), 그리고 이 2번 확장(상인과 건축가)을 다 포함해서 2명이서 중간중간 장고도 하면서 게임을 하니, 약 90분 정도 걸렸습니다.


카르카손을 본판과 미니 확장(강 타일과 수도원장)만 넣고 해봤고, 여기에 1번 확장을 넣고도 해봤고, 그리고 2번 확장까지 넣고 해본 소감은, 다 넣고 했을 때가 가장 재밌었습니다. 특히 건축가가 꽤 전략성과 게임의 속도감을 높혀주더군요. 간략하게 2번 확장 내용을 소개하고, 추가된 요소가 게임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묘사해보겠습니다.



우선 "상인과 건축가" 확장에서 추가된 요소는 3가지입니다.
  

1. 건축가

2. 돼지

3. 추가 타일 + 상품


그리고 게임 요소는 아니지만, 카르카손 그림이 그려진 파란 타일 주머니가 들어있습니다. 게임이 지장을 주지는 않지만, 타일의 뒷면이 미묘하게 차이가 난다고 혹시 신경쓰이는 사람들에게 좋은 선물입니다. 저는 타일을 섞기 좋고, 타일을 다 뒤집어서 쌓아둘 필요가 없어서 좋더군요. 주머니 크기는 본판 타일과 확장 1번과 2번을 모두 넣고도 남을 만큼 충분히 여유있고, 손을 넣어서 타일을 빼기도 편한 크기입니다.




우선 건축가를 설명하겠습니다. 건축가가 제가 봤을 때, 이 확장의 핵심입니다.

건축가는 다른 미플들처럼 자신이 놓은 타일에 놓을 수 있는데, 자신의 추종자가 놓여있는 "길"이나 "성"에만 놓을 수 있습니다. 건축가는 말 그대로 "길"과 "성" 건축을 도와줍니다.



만약 자신의 차례에 "건축가"가 있는 길이나 성을 연결하는 타일을 놓았을 경우, 자기 턴을 한 번 더 합니다. 단, 이 효과는 연속으로는 안됩니다. 즉, 연속으로 자기 턴을 2번까지 할 수 있습니다. 이 건축가는 보통 추종자와 마찬가지로 그 길과 성이 완성되었을 때 회수됩니다.


다른 추종자도 마찬가지지만, 건축가는 특히 연결시키기 쉬운 길이나 성에 놓아야 효과적입니다. 그래야 뽑은 타일을 쉽게 붙일 수 있고, 그로 인해서 내 차례를 한 번 더 할 확률이 높아지겠죠. 반대로 상대 건축가가 있는 길이나 성이 잘 연결되지 않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한 견제 전략이 됩니다. 그래서 길보다 견제 받기 쉬운 성에 건축가를 놓는 것은 좀 조심스러워지더군요.


건축가 덕분에 게임이 좀 더 속도감이 붙는 느낌입니다. 서로 왔다 갔다 하면서 타일을 놓는데, 자기 차례에 두 번 연속으로 하는게 내 성이나 길을 더 빨리 완성시킬 수 있고, 기분도 괜히 좋습니다.


다음으로 돼지입니다.



돼지도 다른 추종자나 건축가처럼 자기 차례에 놓은 타일의 들판에 놓을 수 있는데, 그 때 자신의 농부가 놓여있는 들판이어야 합니다. 돼지의 효과는 그 들판의 자기 농부의 점수를 완성된 성마다 기존 3점에서 4점으로 높혀줍니다. 이 확장에서 가장 소소한 역할입니다. 놓을 수 있는 기회가 1번 뿐이고, 점수도 몇 점 추가하는 정도일 뿐이죠. 하지만 실제 카르카손 지방의 역사에서 돼지는 꽤 중요한 역할은 한 적이 있기 때문에 들어간 거라고 하더군요. 이런 테마에 충실한 게임 요소 참 좋습니다. 돼지에 얽힌 카르카손 지방의 이야기는 블로거GT님의 리뷰에 잘 나와있더군요.


마지막으로 추가된 타일과 상품을 살펴보죠. 아래 사진은 추가된 타일 24개입니다.



전체적으로 위의 타일들은 앞서 리뷰했던 "여관과 대성당"에 비해서 "성"이 많습니다. 위의 24개 중에 22개의 타일을 성 타일이죠. 그로 인해서 좀 더 크고 많은 성이 완성됩니다. 단순하게 비교만 해도, 기본판에서 성 타일은 총 43개였고, 1번 확장은 13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성 타일이 엄청 많이 추가된 거죠. "여관과 대성당" 확장이 전체적으로 "길"의 비중을 높혀주었다면, 이 "상인과 건축가" 확장"성"의 비중을 높혀줍니다.


추가된 성 타일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떤 성타일도 주변의 길과 연결될 수 없어서 본판에서 완성이 불가능했던 성을 완성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타일이 많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성을 "둘로 나누는 타일"도 꽤 눈에 띄입니다. 이런 타일들로 인해서 견제 받아도 성을 좀 더 완성하기 쉬워지고, 동시에 상대의 성을 뺏으려고 하는 시도도 차단하는 것이 종종 가능합니다. 전반적으로 성을 둘러싼 싸움이 좀 더 치열해집니다.



이 추가된 성타일 중 20개에는 상품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상품은 총 3종류로, 와인 9개, 곡식 6개, 옷감 5개가 있습니다. 이 상품이 표시된 "성을 완성시킨 사람"은 해당하는 상품 토큰을 얻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 추종자가 없는 성이어도 상관없다는 점입니다. 자기가 뽑은 타일로 "완성"만 시키면 상품을 받습니다.


이 상품은, 게임 종료시 종류별로 가장 많은 사람이 10점 추가 점수를 받게 해줍니다. (동점시 모두 받습니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서는 "남의 성"을 완성시켜주는 것이 이익이 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10점이라는 점수, 그리고 성이 커지면서 위의 사진처럼 성 하나에 상품 3개를 얻을 수 있을 경우에는 고민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상품이라는 요소는 "추가적인 점수 획득 루트"라는 측면에서 좋았지만, 반대로 그로 인해서 조금 번잡스러워진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카르카손은 점수를 내는 방법이 "길, 성, 수도원, 농부", 딱 4가지였고, 여기에 추가로 상품 점수가 생긴 것인데 그 방식이 앞선 4가지와 전혀 다른 느낌이라 조금 낯설고 이질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상대방 성을 견제하는 것이 어려워진 것을 균형잡기 위해, 상대방 성을 오히려 "완성시켜주는 것"이 이익이 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준 것은 나쁘지 않은 균형잡기 같았네요. 별로 복잡하지 않고, 딱 3가지 종류만 있어서 점수의 크기나 비중이 보너스 점수로 적당했습니다.



이렇게 플레이를 해보니, "카르카손 본판+여관과 대성당+상인과 건축가"는 확실히 카르카손의 완성판인 것 같습니다. 한 번 플레이해본 뒤, 저는 본판과 확장 1, 확장 2의 타일과 컴포넌트를 모두 섞어버렸습니다. 앞으론 본판으로만 게임을 하는 경우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이쁘고 아기자기에 해보는 마을을 만드는 모양지만, 그 속에서는 정작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해보시길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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