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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Eduardo Merille


"아이들이 싸울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누구 편을 들어줄 수도 없고요."


"제가 말리기 전까지는 아이들이 스스로 싸움을 끝내는 법이 없어요. 미치겠다니까요!"


"둘이 만나기만 하면 싸워요. 혼자 있을 때는 괜찮다가도 둘이 같이 있으면 싸우니까 저도 이젠 참을 수가 없어요."


- 아델 페이퍼와 일레인 마즐리시, "싸우지 않고 배려하는 형제자매 사이"


싸우지 않고 배려하는 형제자매 사이 - 10점
일레인 마즐리시, 아델 페이버 지음, 김혜선 옮김/푸른육아


블로그에 소개하고 싶어서 다시 처음부터 읽어가고 있는 책 "경쟁을 넘어서" (최근 번역은 "경쟁에 반대한다") 에서 저자인 알피 콘이 후기에서 여러가지 다른 책과 논문들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발견한 책입니다.


"형제자매간의 경쟁을 "인생의 사실"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해결해야 할 문제로 생각하는 부모들에게는 아델 페이퍼와 일레인 마즐리시가 쓴, 이해하기 쉽고 실용적인 충고가 많이 들어있는 "경쟁 없는 형제자매 Siblings Without Rivalry"를 권하고 싶다."


- 알피 콘, "경쟁을 거부한다"


검색을 해봤더니 다행스럽게도 바로 작년 9월에 번역서가 나와있더군요. 나온지 1년도 안된 따끈따끈한 책을 새 책으로 질렀습니다.


이 책을 쓴 두 글쓴이는 아동 심리학을 배운 사람들이며, 부모와 자녀 사이의 의사소통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법들을 연구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둘 다 대학의 가족연구소의 교수였고, 각각 세 아이의 엄마라고 합니다.
이들은 수년 동안 형제 간의 경쟁을 주제로 하는 부모 모임을 열어서 실제로 부모들과 아이들의 소통을 돕는 일을 했는데, 그 모임에서 얻은 것들을 정리해서 책을 쓴 것 입니다.


수년 동안 이런 부모 교육 모임들을 통해 얻은 성과물을 이 책에 기록했다. 우리는 부모가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인생이 엄청나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 한 부모의 대응 방법이 아이들의 경쟁을 악화시킬 수도 있고 완화시킬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부모가 형제 간의 적대감을 마음속에 간직하게 할 수도 있고 쉽게 풀어버리게 할 수도 있으며, 오히려 싸움을 부추기게 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 아델 페이퍼와 일레인 마즐리시, "싸우지 않고 배려하는 형제자매 사이"


이 책은 굉장히 실용적으로 쓰여진 책입니다. 어려운 말이나 학술적인 내용들이 아니라, 실제 부모들의 겪게 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책의 구성 자체도 읽기 쉽게 되어있습니다. 우선 가장 좋았던 것은 몇 몇 상황들을 "만화"로 상황과 부모의 대처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글은 때때로 읽기 참 귀찮고 어디를 읽어야 내가 원하는 것이 있는지도 찾는 노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만화는 시각적으로 상황을 한눈에 알려주니 부담이 없어서 좋습니다.


 아델 페이퍼와 일레인 마즐리시, "싸우지 않고 배려하는 형제자매 사이" 표지에서


만화 뿐만 아니라 글에서도 중요한 문장들을 주황색의 조금 더 큰 폰트로 강조하고 있어서 핵심만 금방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읽는 사람이 쉽게 책의 내용을 읽을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주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매우 다양한 사례를 통해 부모들이 어떻게 형제 자매 사이의 갈등 상황을 해결해나가는지 소개하며 그 기술들을 알려줍니다.


제게는 여섯 살 난 딸 소은이가 있습니다. 소은이가 와서 부풀어오른 제 배를 어루만질 때마다 이제 조금 있으면 동생이 태어날 거라고 말해 주었어요. 아이는 신기한 듯이 배에 얼굴을 갖다 대곤 했지요. 


그런데 지난주에 갑자기 제 배를 만지면서 "난 얘가 너무 미워!"라고 큰소리로 말하는 거예요.


그 말을 들은 저는 살짝 충격을 받았지만 금세 마음을 진정시켰어요. 아이가 자기 감정을 솔직히 표현한다는 건 그만큼 엄마를 믿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잖아요. 사실 아이의 표정을 보고 아이가 뱃속의 아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는 있었거든요. 하지만 실제로 표현을 해서 좀 당황스러웠지요.


"소은아, 이 아이가 미워?"


"응."


"왜? 이 아이가 태어나면 엄마가 소은이랑 같이 놀아줄 것 같지 않아서?"


"응"


"혹시 그런 기분이 들면 엄마한테 꼭 말하렴. 그럼 엄마가 소은이랑 더 열심히 놀아줄 테니까."


이렇게 서로 이야기를 나눈 뒤로는 소은이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답니다.


(...)


"아가야, 넌 정말 소중한 존재란다." 이런 말로 갓난아이를 안고 어르는데 네 살 난 아들이 들어오더군요. 좀 전에 제가 한 말을 들었는지 얼굴을 찡그리고 저를 노려보는 거예요.


그래서 아들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죠. "우리 아들은 혼자서 신발도 잘 신고, 혼자서 화장실도 잘 가고, 세발자전거도 잘 타고, 노래도 잘하고......"


그러면서 아기를 향해 이렇게 좋은 오빠가 있어서 넌 좋겠다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아들의 얼굴이 환하게 펴지면서 으스대는 듯한 표정을 짓더군요.


- 아델 페이퍼와 일레인 마즐리시, "싸우지 않고 배려하는 형제자매 사이"


위와 같은 식으로 부모들에게 필요한 "기술"들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려준다는 면에서 얼마전 소개했던 "교사와 학생 사이"라는 책과 유사합니다. (교실이라는 소용돌이 속 교사를 위한 책 - 교사와 학생 사이) 그 책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교사"들에게 필요한 기술을 알려주고 있었죠.


저는 사람들이 "경쟁"을 당연시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한국 사람들은 너무 당연하게 "경쟁"을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받아들입니다. 서로 비교해서 순위를 가리고 승자와 패자를 가리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있죠. 그 결과 자기 자신조차도 남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괴롭힙니다.


비교하는 게 나쁜 이유는 어른이 된 후에도 다른 사람들하고의 간의 관계를 늘 경쟁적으로 만든다는 사실이다. 엄마가 자기한테 한 일을 다시 자기 스스로에게 하는 것이다. 스스로가 비교하는 데 너무나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 할수록 우월감을 느끼는 건 잠깐이고, 결국엔 패배의식에 젖어 살게 된다. 패배의식에 빠져 사는 삶이 결코 행복할 리 없다.


- 아델 페이퍼와 일레인 마즐리시, "싸우지 않고 배려하는 형제자매 사이"


Photo by Andy Rennie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갈등을 "경쟁"이라고 여기고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면, 우리는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방법을 배울 수 없게 됩니다. 세상이 살기 각박해지고 경쟁적인 구조가 강화될 수록 개인들은 서로 협력하는 방법을 배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경쟁에서 이기려고 하는 것보다 훨신 현명한 방법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우리는 이런 방법들을 통해 아이들을 배려심 많고 지적이며 이해심 많은 아이로 키울 수 있다. 아울러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아이들이 험난한 이 세상에서 서로 배려하고 협력하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법도 가르칠 수 있다.


가정은 인간이 처음으로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곳이다. 부모가 된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형제끼리 치고받고 싸우면서도 어떻게 서로 이해하고 사랑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우리의 영원한 사랑이고 선물이니까...


- 아델 페이퍼와 일레인 마즐리시, "싸우지 않고 배려하는 형제자매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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